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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가락시장 인력난이 부른 새 풍속도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5-02-23 조회 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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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 제대로 안된 품위저하품 설자리 잃어
중도매인, 작업인부들 재선별작업 꺼려 기피
종량제 봉투값 상승도 부패과 외면에 영향줘

“농가 출하때 선별·운송작업에 더욱 신경써야”

“배송만으로도 눈코 뜰새 없이 바빠서 재선별 작업은 엄두도 못내요.”

 설 명절을 코앞에 둔 12일 서울 가락시장. 모처럼 찾아온 대목에 시장엔 활기가 돌았지만 일부 중도매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일손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재선별 작업을 제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 중도매인은 “야간엔 경매에 참여해야 하고 주간엔 거래처로부터 들어오는 갖가지 민원에 대응하다 보면 쉴 틈이 없다”면서 “이 때문에 선별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부패과가 많은 것들을 경매단계부터 기피하는 경향이 중도매인 사이에서 부쩍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가락시장 일부 중도매인들이 겪는 인력난이 새로운 시장 풍속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시장 유통인들에 따르면 밤샘업무가 잦고 작업이 고되다는 이유로 젊은이들이 시장 근무를 꺼리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중도매인 점포에선 조선족 등 중국 동포와 외국인 노동자들로 작업인부들이 속속 채워지고 있다. 

 우리나라 출신이 아닌 이들은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규합이 잘돼 중도매인 점포 간 급여 수준이나 업무 강도를 서로 비교한 뒤 예고 없이 일을 관두거나, 인력난을 핑계삼아 각종 무리한 요구를 일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일부 중도매인들의 하소연이다. 한 중도매인은 “일손이 부족한 처지다보니 이들을 그만두게 하지도 못하고 끙끙 속만 앓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중도매인들의 구매 성향도 변화시키고 있다. 또 다른 중도매인은 “‘귀하신 몸’이 돼버린 점포 직원들이 꺼리는 부패과 골라내기 등은 가급적 시키기 않고 있다”면서 “따라서 예전엔 품위가 다소 떨어지는 것을 값싸게 구입한 뒤 점포에서 재작업해 거래처에 공급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제는 선별이 잘 돼 있고 부패과가 없는 것들을 우선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쓰레기종량제 봉투값 상승도 이 같은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가락시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청과부류 종량제봉투는 100ℓ들이로 한봉지당 가격이 4500원 선. 지난해 ‘가락시장 질서개선협의회’가 각종 원가 상승을 이유로 봉투값을 1200원 인상했다.

 경기 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중도매인들이 이마저도 아끼려고 쓰레기 발생이 많은 품위 저하품의 취급을 기피하고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 경매사는 “최근 품위 저하품과 정상품과의 값 차이가 더욱 벌어지는 것은 이런 시장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면서 “산지단계에서 선별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는 만큼 농가들은 출하 때 꼼꼼한 선별과 세심한 운송작업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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