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법인 불참 “배송체계 개선의 당사자 아니다”
중도매인 퇴장 “경매장 떠난 상품 배송책임 부당”
농산물 단계별 하역·배송 책임소재 논란 커질듯
서울 가락시장의 낙후된 물류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지자체·출하자·도매법인·중도매인·하역노조 간의 협의체가 첫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가락시장 내 중도매인과 하역노조가 농산물 배송비를 둘러싸고 3월1일부터 단체행동을 예고한 상태(본지 2월4일자 8면 보도)여서, 배송체계에 대한 합의 도출 여부를 놓고 협의체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6일 가락시장에서 ‘선진 도매물류 구축을 위한 제1차 가락시장 물류효율화 추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물류효율화 추진위원회는 과거 가락시장의 유통주체들이 모여 물류 문제를 논의하던 ‘하역체계 개선위원회’라는 임의적인 협의기구를 지난해부터 법정기구로 격상시킨 것이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위원회에 농림축산식품부·서울시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공기관은 물론 출하자 대표와 도매법인·중도매인 등 유통주체들이 모두 참석, 가락시장의 배송체계 등 물류 문제 전반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도매법인 대표들이 불참한 가운데, 중도매인 대표들마저 배송체계와 관련된 공사의 입장 표명 내용을 문제 삼아 중도 퇴장하면서 출발부터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도매법인들의 경우 위원회가 주요 협의 안건으로 제시한 배송비 협상 및 배송체계 개선에 대해 자신들은 당사자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농산물의 물류와 관련해서 경매 전까지는 농산물의 소유자가 생산자들이고 경매 이후에는 소유자가 중도매인들로,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반면, 중도매인들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경매장을 벗어난 농산물에 대해서는 중도매인들이 배송 등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데 대해 반발하며 회의에서 중도 퇴장했다. 특히 경매 이후라도 농산물의 배송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충분한 협의와 논의가 필요한 사항인데, 공사가 일방적으로 중도매인 책임으로 정한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가락시장에서는 향후 농산물이 시장으로 반입됐다 반출되는 과정에서 단계별 하역 및 배송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두고 뜨거운 논란이 일 전망이다. 단계별 책임소재가 명확해져야 배송비 등을 둘러싼 갈등도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위원회에서는 농산물이 시장에 반입돼 하차되는 단계, 경매 이후 배송 전까지의 단계, 농산물이 경매장을 떠난 다음 단계 등 3단계로 구분해 하역 및 배송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우선 논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다음 산물 수박의 팰릿 출하 등 하역기계화와 관련된 물류개선 작업과 물류전문회사 설립 등 산적한 과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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