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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 [기획] 농업 ODA사업 3. 한국 농업기술, 우간다 농촌의 희망이 되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4-18 조회 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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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우간다센터는 지난 10년간 우간다 현지에 농업전문가 22명을 파견하고 8666명의 농업인 교육, 영농 교재 발간, 다수확 품종 보급, 생활 전환 등 다양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 조일호 KOPIA 우간다센터 소장 (가운데)




         [기획] 개발도상국 식량문제 해결 나선 농업 ODA사업 

          3. 기후위기 속에서도 꽃피운 한국 농업기술, 우간다 농촌의 희망이 되다


          씨감자에서 벼·오렌지까지...우간다에 스며든 한국농업



                                                                                  농수축산신문  이남종 기자  2025. 4. 17



 기후위기, 병해충, 빈곤이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작물은 자라고 사람은 살아간다.

아프리카 동부 내륙국 우간다에서 한국형 농업기술이 농가의 희망이 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운영하는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우간다센터는 지난 10년간 우간다 농촌 곳곳에 맞춤형 기술을 전파하고 자립 기반을 조성하며 국제개발협력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협력 모델을 실현한 것이다.

2013년 우간다 국립농업연구청(NARO)과의 협약으로 설립된 KOPIA 우간다센터는 지금까지 14개 협력과제를 수행하며 농업전문가 22명 파견, 8666명의 농업인 교육, 29건의 영농 교재 발간 등 다양한 성과를 축적해왔다. KOPIA 우간다센터는 ‘기술 개발&#8211실증&#8211시범마을 확산’이라는 3단계 전략을 기반으로, 농가의 자립 역량을 높이고 농촌경제 전반의 생태계를 조성해나가고 있다.

 

  # 농가 조직과 자부심까지 키우는 벼 종자 생산기술 보급

우간다에서 쌀은 주요 식량이지만 자급률은 68.5%에 불과하다. 쌀 소비가 늘어나는 데 비해 생산량은 부족하고, 재배 품종은 대부분 비향미벼(향기가 나지 않는 벼)에 치우쳐 있다. 여기에 병해충 피해와 비효율적인 재배 관행까지 겹쳐 농가의 쌀 수확량은 낮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KOPIA 우간다센터는 수량성과 품질이 우수한 다수확 향미벼 품종인 유카파티(UKAFACI)39와 나로나이스(NARORICE)1을 중심으로 시범 재배를 추진했다. 단순한 종자 보급에 그치지 않고 ‘한국식 못줄 모내기법’과 같은 우수 농업기술을 함께 도입해 균일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개선했다. 또한 우간다 도호(DOHO) 농민조합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종자 생산과 유통을 조직화했다. 조합원 1만 명 중 1000명을 선정하고, 100개 소그룹으로 나눠 운영하는 체계를 구성했다. 소그룹 리더를 중심으로 공동 재배, 종자 증식, 기술 공유가 이뤄지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KOPIA는 종자와 비료 등 필수 투입재를 공급하고, 농기자재도 무상으로 기증, 초기 재배기술 전수에 기여했다. 동시에 벼 종자 생산과 관련된 전문교육을 병행함으로써 농업인 스스로 종자 품질을 선별하고 증식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단기간에 외형적 확산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농업 역량 강화를 지향한 것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농가의 벼 수확량은 기존보다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소득은 132%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KOPIA는 기술 도입 농가 간의 동기 유발을 위해 ‘종자 생산왕 선발대회’를 개최하고, 수확기에는 ‘농민의 날’ 행사를 열어 성과를 공유하고 공동체적 연대를 강화했다. 이와 같은 활동은 한국의 농촌 공동체 문화에서 착안한 것으로 지역 주민 사이의 협력과 건강한 경쟁을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단순한 기술 전수를 넘어 농업인의 소득 향상, 조직화된 생산체계 구축, 지역 자부심 고취 등 다양한 변화를 동시에 이끌었다. 이는 개발협력의 본질이 기술 그 자체가 아닌 사람과 공동체를 바꾸는 과정임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 현지 맞춤형 농업기술의 오렌지 시범마을사업

우간다 동북부 테소(Teso) 지역은 오렌지 주산지로, 약 1만 여 농가가 생계를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반복된 가뭄과 병해 발생으로 생산량이 급감하고, 나무 고사와 폐원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OPIA 우간다센터는 토양수분을 유지하는 ‘1나무 1저수 시스템’을 도입하고 반점병 방제 기술과 피복재 활용법, 병해충 진단 매뉴얼 배포, 현장 교육 등 현지 맞춤형 기술을 종합적으로 보급했다. 그 결과 기술이 적용된 시범마을의 오렌지 수확량이 증가하고 농가 소득이 평균 2배 이상 늘어났다. 실제로 76%의 농가가 전통 가옥에서 현대식 주택으로 전환하는 등 눈에 띄는 생활 개선이 이뤄졌다. 지난해부터는 테소 전 지역으로 기술 확산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현장교육관 설치, 지역 농업축제 운영, 오렌지 기부 등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그 동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올해 세계정부정상회의(Wld Government Summit)에서 ‘Global Future Fit Award’를 수상했다

 

  # 무병 씨감자 기술 보급으로 자급 기반 확보

씨감자 기술 보급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우간다 고산지대의 감자는 중요한 식량 작물이지만 기존 품종의 낮은 수확성과 종자 자급 기반 부재로 생산성이 낮았다. 이에 KOPIA는 무병 씨감자 생산기술을 현지에 맞게 개량하고, 해충과 병해로부터 씨감자를 보호할 수 있는 ‘망실하우스’(격리 재배시설)를 구축했다. 화분 배양기술로 건강한 씨감자를 생산하고 보급한 결과 지난해 기준 감자 수확량은 ha당 13톤으로 78% 증가했으며 종자 공급량은 116.6톤에 달했다. 또한 ‘씨감자 쪼개 심기’ 기술을 통해 동일한 종자량으로 재배 면적을 2배까지 늘릴 수 있는 가능성도 실증되고 있다.

 

  # KOPIA, 우간다를 넘어 아프리카의 희망으로

KOPIA 우간다센터의 가장 큰 성과는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기후위기와 빈곤 속에서도 농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 점이다. 감자를 통해 종자를 자급하고, 벼를 통해 소득을 올리며, 오렌지 한 그루의 뿌리 아래 빗물을 저장하는 1나무 1저수 시스템은 생존을 넘어 지속가능한 농업의 상징이 됐다. 우간다에서의 KOPIA 활동은 이제 한 국가를 넘어 글로벌 농업협력의 이정표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 시상과 공적개발원조(ODA) 우수사례 선정은 그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입증한 결과다.

앞으로도 KOPIA 우간다센터는 농업인과 함께, 지역과 함께, 기술의 뿌리를 삶 속에 심는 지속가능한 농업협력 모델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 [인터뷰] 조일호 KOPIA 우간다센터 소장

   “정부 대신 거꾸로 민간 농업인조합이 앞장...K-종자로 두배 수확”

“우간다는 K-라이스벨트 사업(대한민국 아프리카 고품질 벼 종자 생산 지원사업)에 포함된 국가다.

한국의 벼 종자 생산 보급시스템은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농협·농업인에 이르는 일관적인 체제가 잘 구축돼 원활히 운영되고 있는데 여기 우간다에는 전혀 그러한 조직 체계가 없을 뿐 아니라 벼 종자 수백 톤을 농업인에게 보급하는 일을 한 번도 해본 적도 없다고 하고 또 민간 종자 사업체도 채소 종자를 소포장 봉지로 판매하는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현실적 여건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끊임없이 되물음을 하던 중에, 어? 거꾸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위로부터의 체제가 없다면 아래로부터의 시스템, 중앙정부 중심이 아니라 거꾸로 민간 농업인조합 중심의 시스템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그 이유는 벼농사 지역 현장은 이미 수리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집단화된 대단위의 농경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지도력이 작동되고 있는 농업인조합이 있으니까, 현장은 이미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였다.

무엇보다 의미 있게 여겨지는 것은 고품질 종자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는 데 있다. 우간다 농업인의 ha당 평균 생산성은 2.5톤 수준에 불과한데 1000명의 사업 농업인은 무려 2배에 가까운 평균 4.9톤을 생산했다는 것이다.

이 성과는 사업 면적 360ha에서 1765톤의 보급종 생산으로 증명됐다. 이것은 애초 사업 농업인의 생산성 목표를 ha당 3.5톤에 뒀던 자체 사업 목표보다 138% 높은 성과를 거둔 것이다.

우간다 국민의 연간 쌀 수요량은 40만 톤인데 이중 국내 생산은 25만 톤이고 나머지 15만 톤은 외국 수입쌀에 의존하고 있고, 우간다에서도 경제발전과 도시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쌀 수요가 매년 6% 이상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KOPIA 사업 성과의 확산으로 생산성이 두 배로 높일 수 있게 돼 국내 자급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에 수출도 하는 그날이 곧 오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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