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쇼핑몰 ‘서브마켓’을 운영 중인 송석태 대표가 상품 설명을 위한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 송석태 대표가 산지 직거래로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농산물 유통의 진화] ”산지 이야기 담아 소비자에게 가까이···10만 회원 선택”
<1> 신선농산물 유통도 ‘온라인’ 시대
- 송석태 서브마켓 대표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2025. 4. 9
온라인 판매 위해 산지 눈 돌려
생산자에 과일 특징 직접 듣고
영상 제작, 상세페이지에 녹여
◆ 산지의 이야기를 담은 쇼핑몰 ‘서브마켓’
서브마켓(www.servemarket.kr)은 생산자 직거래와 도매시장 경매를 통해 확보한 과일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송석태 대표와 그의 예비신부가 2022년부터 운영 중인 곳으로, 이제 창업 4년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업계에서는 꽤나 이름이 알려진 실력자다. 지금은 축산물과 수산물, 김치·간편식 등의 가공식품까지 영역을 넓혔지만, 여전히 서브마켓의 중심은 신선과일이 담당하고 있다. 송석태 대표는 “서브마켓은 품질 좋은 과일을 선보이기 위해 시작한 온라인 쇼핑몰”이라며 “신선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자는 의미를 담아 상호도 서브(serve)마켓이라고 정했다”라고 소개했다.
서브마켓의 이력은 조금 특이하다. 부산광역시 명지동의 작은 ‘컵 과일’ 가게가 서브마켓의 모태다. 운동선수 은퇴 후 아버지 사업을 돕던 송 대표와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일을 쉬게 된 예비신부가 몇 년 전 ‘반짝’ 인기를 끌었던 컵 과일 매장을 시작한 게 지금의 서브마켓으로 이어지게 됐다. 송석태 대표는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소규모 점포 창업을 알아보다 컵 과일 가게를 열었다”라며 “그러다 점포 인근 소비자만이 아니라 전국의 소비자를 상대로 과일을 판매해 보자는 생각에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온라인 판매 경험이 없던 터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3개월 만에 이를 접고 자체 쇼핑몰 운영을 시작했다. 송 대표는 “당장 수익을 올리기에는 스마트스토어가 안정적이지만 3년, 5년 후를 내다봤을 때 서브마켓이라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예상됐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과감하게 칼을 빼 들었지만 시작은 초라했다. 서브마켓 운영 초기, 회원이라고 해봐야 송석태 대표와 예비신부, 예비신부의 어머니까지 모두 3명이 전부였다. 과일 판매가 제대로 될 수 없는 환경이었다. 고심하던 송 대표는 과일 산지로 눈을 돌렸다. 송석태 대표는 “처음에는 도매시장에서 받아 온 과일을 사진 몇 장 올리는 식으로 판매했는데,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산지로 찾아가 생산자들로부터 해당 과일의 특장점을 직접 듣고 제품 설명에 풀어내거나 영상으로도 제작해 상세페이지에 녹여내는 방식으로 접근했더니 소비자들로부터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라고 언급했다.
상품을 시각적인 요소로만 판단 가능한 온라인 공간에서 맛, 품질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곁들인 동영상은 파급효과가 컸다. 3명의 가족 회원으로 시작한 서브마켓은 어느덧 10만명의 회원을 둔 농축수산물 온라인 쇼핑몰로 성장했다.
계약농가 생산 물량 독점 판매
좋은 과일 적정가에 안정 공급
농가도 소비자도 ‘신뢰’ 최우선
◆ 산지와의 신뢰가 소비자 신뢰로
서브마켓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송석태 대표가 산지에 다니면서 습득한 노하우와 각종 정보를 바탕으로 산지와 직접 거래한다는 것이다.
송석태 대표는 산지 농가와의 거래에서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름의 기준을 바탕으로 적합한 농가를 찾으면 그 농가와 실제 거래가 이어지기까지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유대감을 형성한다. 송 대표는 “농가를 찾을 때 주로 보는 것이 남의 손에 맡기지 않고 농가에서 직접 참여해 진실성 있게 농사를 짓는지 여부”라며 “농가와 계약을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거래 유지를 잘 해야 하는 만큼 농가의 인품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딸기처럼 신선도 관리가 핵심인 상품은 산지 농가에서 직접 선별한 후 소비자에게 바로 배송하는데, 이 같은 기준으로 관계를 맺은 농가 제품은 우리가 직접 선별하지 않아도 문제 발생률이 1% 미만”이라고 덧붙였다.
과일 품질의 경우 수치로 정해 놓은 기준보다 처음 먹어봤을 때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맛은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으로, 어떤 과일이든 무조건 처음 먹었을 때 ‘맛있다’라는 느낌을 받아야 누가 먹어도 맛있는 과일일 확률이 높다는 게 송석태 대표의 설명이다.
또 하나 중요한 원칙은 계약 농가는 생산 물량을 모두 서브마켓에만 출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약 농가에서 생산한 제품 자체가 하나의 ‘상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과일을 적정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대신 해당 품목의 전년 시세와 농가에서 원하는 가격 등을 고려해 고정 단가에 대한 협의를 마치면 비품이든 정품이든 같은 가격으로 정산해주고 있다. 대금 정산도 출하와 즉시 입금하는 방식으로, 만약 농가에서 영농자금으로 사용할 계약금을 원하는 경우 계약금도 지급하고 있다.
이렇게 농가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산지 직거래 비중을 높이면서 어느새 직거래 물량이 도매시장을 통해 공급하는 물량보다 7대3 정도로 훨씬 많아지게 됐다. 송 대표는 “과일 유통 흐름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 중도매인으로도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라며 “경매 받은 물량도 외부 판매 없이 전량 자체 쇼핑몰에서만 판매하고 있는데, 7대3 정도로 산지 직거래 물량 비중이 훨씬 높다”라고 말했다.
송석태 대표는 산지와 도매시장에서 확보한 상품으로 온라인에서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다양한 SNS 공간과 자체 쇼핑몰에 산지 영상과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 라이브방송을 통해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호흡하기도 한다. 실질적인 상품 판매와 구매는 100% 자체 쇼핑몰로 연결해서 이뤄지는데, 소비자와의 관계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신뢰’ 다. 송 대표는 “농가에서 해당 과일을 어떤 환경에서 키웠고, 어떤 방식으로 재배해 결실을 맺게 됐는지 SNS와 자체 쇼핑몰에서 사진과 영상으로 보여준다”라며 “다만 소비자 입장에선 동영상, 라이브방송을 통해 접한 과일과 실제 배송 받는 과일 품질에 차이를 느낄 수도 있고, 신선과일 특성상 불량 과실이 나올 수 있는데 이런 경우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모두 처리해 준다”라고 강조했다.
이같이 산지와 소비자와의 신뢰를 핵심에 두고 쇼핑몰을 관리한 결과, 판매 실적이 꾸준하게 상승해 서브마켓 운영 1년 만에 9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약 35억, 올해는 1분기에만 벌써 4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올해 150억원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석태 대표는 “산지와 대량 직거래한 과일을 온라인을 통해 공급하면서 농가에는 조금 더 높은 소득을 안겨주고,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과일을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 것이 서브마켓의 성장 동력”이라며 “자체 쇼핑몰을 통해 앞으로도 좋은 과일을 적정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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