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많은 배추·당근 약세 지속 불안감
무·양배추는 수급 ‘안정’…가격 점차 회복
배추 등 겨울채소류 공급 과잉의 여파는 다음 작기 수급 불안과 가격 약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새해 들어서도 ‘풍년의 역설’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겨울채소류의 수급과 가격 동향을 점검해 본다.
◆ 배추=배추는 현재 전남 해남·무안 지역 등에서 겨울품종이 출하되고 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가을배추도 충남 서산·당진과 강원 강릉지역에서 나오는 중이다.
겨울배추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생산량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확대(3%)된데다 생육기 기상까지 좋아 구 비대가 원활히 진행돼서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종자개량과 재배기술 발달로 폭설에도 작황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더불어 가을배추 저장품이 적지 않아 현재의 출하량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배추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시장 유통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요즘 가락시장 배추 시세는 상품 10㎏들이 한망이 2900원 선으로 지난해 이맘때의 64% 수준이다. 다만 정부의 시장격리(4만t) 등 수급조절대책으로 가을배추 공급량이 줄면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 무=겨울무는 제주산이 성출하를 앞두고 있다.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8% 정도 감소했지만 작황 호조로 생산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전남지역에서 나오는 가을무는 저장량이 많지 않아 예년보다 공급이 조기에 마무리되는 흐름이다. 가격은 가락시장에서 상품 18㎏들이 한포대당 평균 8700원 선으로, 지난해 12월 중하순 7500원 선에서 예년 이맘 때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무 2만t 시장격리 대책을 유보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지만 문제는 있다. 최현근 대아청과㈜ 이사는 “가격은 회복세지만 겨울방학 등으로 소비가 원활치 않아 수급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면 약세로 돌아설 수 있고, 종자 혼입 문제가 생긴 제주지역의 300㏊(올해 겨울무 재배면적의 7%)에 대한 처리도 변수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 양배추=양배추는 제주산이 주종을 이루고 전남 무안·해남에서 일부 출하되고 있는 상태다. 작황은 전반적으로 예년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재배면적은 당초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됐지만 제주도와 제주농협이 지난해 12월 선제적으로 추진한 시장격리(270㏊)가 마무리되면서 예년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가격은 지난해 12월 중순께 수준에서 지지되고 있다. 상품 8㎏들이 한망당 4200원 선으로 예년 이맘때 수준인 6500원 선에는 못미치지만, 지난해 이맘때보단 400원 정도 높다.
◆ 당근=제주 구좌지역이 주산지인 겨울당근은 재배면적과 단수 증가로 공급량이 지난해보다 24% 늘었다. 이에 따라 가락시장에서 상품 20㎏들이 한상자당 1만4000원 선으로 예년 같은 때보다 7000원 정도 낮게 거래되고 있다.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정부는 지난 5일 제주산 당근 1만1200t을 시장격리하는 내용의 수급안정대책을 발표했다.
한재희·이성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