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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전문가칼럼] 농산부산물, 폐기물을 넘어서 자원이 되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4-02 조회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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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칼럼] 농산부산물, 폐기물을 넘어서 자원이 되다



                                                                        한국농업신문  전문가칼럼=고성림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농생명분석팀장  2025. 4. 1



 현대 농업은 식량 생산을 넘어 환경과 자원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농산물 생산과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의 처리 문제는 환경 오염과 농가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며, 농업 분야의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산부산물을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는 ''업사이클링''이 주목받고 있다.

농산부산물 업사이클링은 재활용 수준의 개념을 넘어, 부산물에 창의적 변형을 가해 더 높은 가치를 지닌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개념이다.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통해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순환경제를 촉진하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재활용이 자원의 원형을 유지하거나 품질 저하를 감수하는 과정이라면, 업사이클링은 기존보다 더 높은 경제적·환경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접근법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900만 톤 이상의 농산부산물이 발생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소각되거나 매립되어 환경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부산물들을 효과적으로 활용된다면, 연간 수천억 원의 경제적 가치 창출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라는 환경적 혜택을 동시에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성공 사례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의 감귤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귤박은 과거에는 폐기 처분되었으나, 현재는 기능성 사료첨가제와 고품질 버섯 배지로 활용되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감귤박에 함유된 헤스페리딘과 나린진이 가축의 면역력 향상에 기여한다는 발견은 부산물의 숨겨진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커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커피박을 활용한 친환경 건축자재 개발, 버섯 재배 후 남은 배지를 생분해성 포장재로 전환하는 기술 등은 폐기물 감소와 신산업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혁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8년 ''자원순환기본법'' 시행 후 2024년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으로의 개정을 통해, 농산부산물을 자원으로 인정하여 활용 가능성을 확대하고, 관련 산업의 진입 장벽을 완화하고 있다. 

또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을 비롯한 농산업 지원기관들은 농산부산물의 고부가가치 자원화를 위해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보릿짚과 같은 섬유질 부산물을 미생물 발효 공정을 통해 바이오플라스틱의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개발, 옥수수박과 감귤 껍질 등을 활용한 버섯배지 및 반려동물 사료화 연구 등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연구들은 바이오기술과 환경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농산부산물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과학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농산부산물의 업사이클링은 친환경 농업과 지속 가능한 농업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EU의 그린딜, 미국의 친환경 농업 이니셔티브 등 국제적으로 친환경 농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농산부산물의 효율적 활용은 우리 농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특히 ESG 경영이 기업의 필수 과제로 부상하면서, 농산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농산부산물 업사이클링은 환경 보호와 경제적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이다. 정부와 연구기관, 기업, 농민이 협력하여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간다면, 우리나라 농업은 더욱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친환경 농업과 순환경제의 실현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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