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내고 더받는’ 국민연금 Q&A
보험료율, 2033년에 13% 도달
소득대체율, 내년 43%로 조정
연금 고갈 시점 15년 미뤄질 듯
“연금 못받을 수 있나” 우려에
안정적 지급보장 법적 명문화
‘근본적 문제해결 의문’ 비판도
농민신문 류현주 기자 2025. 3. 30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07년 이후 18년 만의 국민연금개혁이 시행된다. 무엇이 달라지는지 문답으로 알아본다.
- ‘더 내고 더 받기’가 무슨 뜻인가.
▶이번 개혁안은 ‘내는 돈’과 관련된 보험료율을 내년부터 0.5%포인트씩 8년간 인상하고,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은 43%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소득의 9%다. 이번 개혁안에 따르면 내년은 9.5%, 2027년은 10%, 2028년은 10.5% 등으로 인상돼 2033년 13%에 도달한다. 소득대체율은 ‘연금액이 가입자의 생애 평균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소득대체율이 늘어날수록 가입자가 돌려받는 금액은 더 커진다. 2028년 40%까지 낮아질 예정이던 소득대체율(올해 41.5%)은 개혁안에 따라 43%로 조정된다. 가입 기간 40년을 전제로 했을 때, 소득이 100만원이라면 연금 수령액은 소득의 43%인 43만원이 된다.
- 기존 수령자도 수령액이 오르나?
▶기존 연금 수령자는 그대로 받는다. 개혁 후인 2026년에 납부한 금액부터 상향 조정된 소득대체율이 적용된다.
- 국민연금 고갈이 늦춰지나?
▶현 체제에서는 2056년 국민연금 기금 고갈이 점쳐졌으나, 개혁안을 적용하면 8년 늦춰진 2064년으로 예상된다. 당해 연도 적자 발생 시기는 2041년에서 2048년으로 미뤄진다. 기금 운용 수익률 목표를 현재 4.5%에서 5.5%로 올리면 기금 고갈 시기가 최대 2071년으로 15년 늦춰진다는 예측도 있다.
- 국민연금 못 받는 일은 없을까?
▶개혁안에는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 보장이 명문화됐다. ‘국민연금법’은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국가가 수립해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개혁안에는 ‘국가의 연금급여의 지급을 보장해야 한다’는 문구로 명확하게 담았다.
- 농어업인 보험료 지원은?
▶정부는 농어민의 국민연금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농어민에게 최대 월 4만6350원(연 55만6200원)까지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농어업인 보험료 지원제도’는 변경 없이 운용된다. 월 소득이 103만원 이하일 경우 월 보험료의 반액을, 103만원 초과 시 월 4만6350원을 지원한다.
다만 국민연금에서 인정하는 농어업인 요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는 ▲1000㎡(303평) 이상의 농지를 경영 또는 경작하는 사람 ▲농업·어업·양식업 경영을 통한 생산물 연간 판매액이 120만원 이상인 사람 ▲1년 중 9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 ▲1년 중 60일 이상 어업·양식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해당된다. 지원을 받으려면 재산세 과세표준의 합이 12억원 미만이어야 하며, 종합소득은 연 6000만원 미만이어야 한다.
- 남은 과제는?
▶‘구조개혁’이 큰 과제다. 이번 개혁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 모수를 바꾸는 ‘모수개혁’이다. 구조개혁의 경우 가입자수와 기대여명 증감에 따른 물가 변동을 반영해 연금 인상 수준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자동조정장치’의 도입 등이 거론된다. 현재 여당은 찬성, 야당은 연금액을 깎는 ‘자동 삭감 장치’라며 반대 입장을 보인다. 구조개혁의 경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논의할 예정이다.
- 청년이 불리하다는 비판이 있는데.
▶여야 합의로 개혁안이 통과됐지만, 3040세대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반대 40명, 기권 44명이라는 많은 이탈표가 나왔다. 이번 개혁이 연금 고갈을 늦출 뿐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청년독박’이라는 의견이 거세지자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24일 KTV와의 인터뷰에서 “이 개혁은 청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구수가 가장 많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연금을 낼 때 보험료율을 올리면 연금의 지속가능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직 완성된 개혁은 아니지만, 기금 고갈 시점이 (최대) 15년 늘어난 만큼 구조개혁을 할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의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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