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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기자수첩] 효과 없는 ‘농산물 수입 처방’ 언제까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3-28 조회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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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효과 없는 ‘농산물 수입 처방’ 언제까지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2025. 3. 28



  “수입할 돈으로 농가들이 좋은 양파 생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맞습니다.”

정부가 시행한 TRQ(저율관세할당) 양파 도입을 두고 한 양파 농민이 건넨 말이다. 수입 추진을 열흘만 미뤄달라는 양파 농가들의 간곡한 요청에도 정부는 가격 상승과 양파 저장량 부족을 이유로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총 2만885톤의 양파 수입을 진행했다. 3월 20일부터 조생종 양파 출하를 시작하겠다는 제주도 농가들의 목소리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정부에선 조생종 양파 출하가 3월 27일경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물량 공백을 채워야 한다며 계획대로 수입을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경기 부진과 탄핵정국이 맞물려 양파 주 소비처인 식당 영업이 어려워진 상황을 미뤄볼 때 물량 대체 목적보다는 국내산 양파 가격 하락 효과에 더 비중을 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실제로 정부가 1차 수입권 공매를 진행한 TRQ 양파 수입 이행 마지막 날이었던 3월 7일 이후 국내산 양파 시세가 하락하기 시작해 2000원대를 넘었던 평균 도매가격(1kg, 상품)이 13일, 14일에는 1400원대까지 떨어졌다. 다만, 하락세가 오래가지는 못했다. 오히려 3월 20일 경으로 알려졌던 국내산 조생종 양파 출하가 미뤄지면서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 3월 27일에는 3월 최고가격(2116원) 수준인 2093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물가안정’이라는 정부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양파를 조기 출하하려던 농가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양파를 조기 출하하는 경우 정상 출하 대비 품위가 다소 떨어지는 탓에 시장에서 좋은 가격을 받기 어려워지는데, 정부가 농가 상황은 아랑곳 않고 수입 양파를 들여오는 마당에 손해를 감수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제주도 산지의 조생 양파 출하는 정부가 3차 수입권 공매를 추진한 양파의 국내 반입 이행 기간(3월 26일까지)을 고려해 4월 둘째 주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수입을 통해 국내산 양파 가격을 낮추려 했던 정부 계획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지고 보면 최근 정부가 추진한 농산물 수입 정책이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배추 수입을 봐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내산과 수입산 소비수요가 분리돼 있어 수입산이 국내산 물량 공백을 대체하지 못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양파 가격 상승의 원인이 평년 대비 감소한 국내 생산량에 있다면 ‘수입보다는 국내 양파 농가 지원을 확대해 좋은 양파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낫다’는 농민들의 주장이 허튼소리가 아니다. 2025년산 조생종 양파 작황은 양호한 편이지만, 중만생종의 경우 이상기후로 인한 냉해 피해가 심각한 상황으로, 중장기적인 양파 수급안정을 위해서는 중만생종 양파 생육 회복에 필요한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기후변화 여파로 농산물 과잉 생산에서 어느덧 과소 생산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아직 뚜렷한 대응책이 나오진 않았지만, 그 해결 방안이 수입이 아닌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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