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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 벌꿀·벌꿀집이 늘어나면서 국내 양봉업자들의 고충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충남의 한 양봉장 모습. 지난해 벌꿀집 소비가 늘어나면서 전년 16톤 대비 556% 상승한 105톤의 벌꿀집이 수입됐다.
지난해 벌꿀집 수입량 105톤, 전년 대비 556% 껑충…국내 소비기반 ‘흔들’
천연꿀 생산 기반 확충
수입 벌꿀·사양꿀 유통관리
둔갑판매 방지대책 ‘시급’
농수축산신문 김신지 기자 2025. 3. 28
국내 벌꿀 생산량이 이상기후와 병충해, 꿀벌 개체 수 감소 등의 요인으로 급감하고 있는 반면 수입 벌꿀 반입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국내 양봉산업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국내 천연꿀 생산량은 이상기후로 인해 매년 큰 변동 폭을 나타내면서 천연꿀 생산량은 2020년 1만408톤에서 2021년 6926톤으로 급감했다. 반면 사양꿀 생산량은 2017년 3876톤에서 2021년 6529톤까지 꾸준히 증가하며 천연꿀 생산량의 감소세를 일부 대체하고 있다.
천연꿀 생산량이 매년 큰 폭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2029년부터 한국·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베트남산 벌꿀이 무관세로 수입될 전망이다. 지난해 수입된 천연꿀은 1848톤이며 이는 전년보다 640톤 증가한 것이다. 특히 벌집꿀 수입량은 지난해 105톤으로 전년 16톤 대비 약 556% 증가하며 국내 벌집꿀 소비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양봉업계 관계자들은 벌꿀 등급제, 검역 강화 요구 등을 통해 수입 벌꿀에 대응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현재 양봉업계의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는 벌꿀 수입 추세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짚어봤다.
# 수입 벌꿀, 지속적인 증가세
국내 벌꿀 수입량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벌꿀 수입량은 991톤에서 2019년 683톤으로 감소했으나 2020년 1006톤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2021년 1293톤, 2022년 1168톤을 보이며 매년 1000톤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양봉업계는 수입 벌꿀의 국내 반입량 증가와 더불어 사양꿀이 천연꿀로, 수입 벌꿀이 국산 벌꿀로 판매되는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2029년 베트남산 벌꿀의 수입 관세가 철폐되면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입 벌꿀이 국내로 반입돼 국내 양봉산업 기반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봉업계 관계자는 “단속이 이뤄져도 처벌이 미약해 둔갑 판매가 지속되고 있다”며 “강력한 처벌 규정을 마련함으로써 정직하게 천연꿀을 생산하는 농가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양봉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천연꿀 생산 기반 확충, 수입 벌꿀·사양꿀의 명확한 유통 관리, 둔갑 판매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양봉업계의 전언이다.
# 수입 벌꿀 대응 방안 마련 시급
베트남과의 FTA 체결로 베트남산 천연꿀 수입 관세가 점차 낮아지며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천연꿀 최대 생산국인 중국 또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벌꿀 시장을 위협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베트남산 천연꿀의 관세율은 2015년 베트남과의 FTA 타결 당시 243%에 달했는데 매년 16.2%씩 단계적으로 낮아져 올해는 97.2%, 내년에는 81%다. 2029년부터는 무관세로 수입될 예정이라 양봉농가들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천연꿀 최대 생산 국가로 자연·지리적으로 생산비용이 우리나라보다 크게 저렴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국내 양봉산업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2021년 유럽으로 수출된 중국산 천연꿀에서 마트린 성분이 검출되면서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천연꿀에 대해 잠정 수입 중단 결정을 내렸다. 중국산 천연꿀의 EU 시장 수출길이 막히자 중국산 천연꿀 가격은 두 배 가까이 폭락했다.
마트린 성분을 지닌 고삼식물은 중국 전역, 타이완, 시베리아,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전역에서 자연 서식하는 식물로 알칼로이드의 주성분이 마트린이다. 염증억제, 살균작용, 혈액순환, 피부미용 등 다양한 효과가 있지만 다량 섭취 시 신경마비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국내 벌꿀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현지의 천연꿀 가격은 1kg당 한화 2000원 내외로 유통되고 있으며 이는 국산 천연꿀 2만5000원과 비교해 10배 이상 저렴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로 반입된 벌꿀 수입량은 2020년 741톤, 2021년 1076톤, 2023년 1208톤이었으며 지난해는 1848톤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벌집꿀 수입량은 지난해 105톤으로 전년 16톤 대비 약 556%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최근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벌꿀집을 토핑으로 올려먹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수입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벌꿀의 주요 수입국을 살펴보면 1위는 베트남산으로 지난해 천연꿀 1069톤과 벌집꿀 72톤, 사양벌집꿀 18톤 등을 합한 총 1159톤이었으며 이는 전체 수입량의 59.3%를 차지하고 있다.
양봉업계에서는 베트남산 꿀의 국내 반입 증가세가 중국이 마트린 이슈로 인해 자국에서 직접 수출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자 베트남으로 우회해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에 이어 벌꿀 수입량은 미국 290톤, 뉴질랜드 208톤, 캐나다 145톤, 호주 65톤(제품 제조용 포함), 그리스 39톤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양봉업계는 수입 벌꿀에 대한 ‘유통이력관리 품목 지정’과 함께 FTA에 따른 ‘피해보전직불금 지원’ 대상 품목에 벌꿀도 포함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피해보전직불금은 국가 간 FTA 협정으로 발생하는 직접적인 가격하락 손해를 입은 품목의 생산자에게 가격하락의 일정 부분을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다.
양봉협회 한 관계자는 “베트남과 FTA로 인한 농가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부의 추가대책이 필요하다”며 “양봉 산업 기반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 벌꿀에 대한 유통이력관리 품목 지정을 비롯해 피해보전직불금 지원 대상 품목에 벌꿀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농가들은 양봉업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 # 수입 벌꿀사료, 벌집꿀 등에 대한 검역 강화 필요
수입 벌꿀과 벌집꿀의 경우 식품 안전성 검사는 이뤄지고 있지만 축산물로 분류되지 않아 질병 등에 관한 검역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양봉업계에서는 일부 수입 제품은 위생 기준을 제대로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통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검역과 단속 강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양봉농가에서 사용하는 수입 사료 또한 검역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수입 사료에는 합성 감미료나 불순물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이러한 성분이 꿀벌 건강과 벌꿀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부 벌꿀 제품은 원산지를 정확하게 표시하지 않거나 수입 벌꿀을 국산 벌꿀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경우가 있어 원산지 표시를 엄격히 관리하고 위반 시 강력한 처벌을 적용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의 한 양봉농가는 “소비자가 쉽게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QR 코드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투명한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며 “수입 벌꿀과 관련된 제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검역과 품질 관리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근호 양봉협회장은 “값싼 수입 벌꿀이 대량으로 반입되고 있는 현실에서 천연꿀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우리 꿀의 품질이 월등하고 우수하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양봉농가들의 자조금 납부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회장은 “해외로부터 수입되는 양봉용 배합사료, 벌집꿀을 검역 대상으로 지정하기 위해 관계 기관과 면밀히 협의 중”이라며 “양봉 농가들에게 필요한 정책은 꿀벌의 화분 매개 활동을 통한 공익적 가치를 고려해 양봉농가에 발생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양봉직불제인 만큼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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