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의 야산이 불타고 있다. 22일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을 지나 청송·영양·영덕까지 번졌다. 연합뉴스
‘괴물 산불’ 확산일로
의성·안동 심각…북동진 기세
강풍·건조한 대기에 진화 애로
최소 20명 사망 등 인명 피해 ↑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5. 3. 26
영남지역 중심으로 산불 피해가 ‘최악’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로 커지고 있다. 메마른 대기에 강풍까지 겹쳐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강원지역으로까지 북상할 기세다.
26일 산불은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안동·영양·봉화·영덕, 울산 울주 온양·언양 등을 덮치고 울진까지 위협했다.
가장 심각한 곳은 의성·안동이다. 22일 시작한 이들 지역 산불은 닷새 넘게 잡히지 않으면서 경북 동부권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26일 오전 9시 기준 산불영향구역은 1만5185㏊이며, 화선 279㎞ 가운데 87㎞를 진화 중인 것으로 집계됐는데 산불 확산세를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전망이다.
21일 산청군 시천면에서 시작된 산불은 26일 오후 4시 기준 총 화선 64㎞ 중 14.5㎞에서 불이 잡히지 않았다. 이날 산불은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닿으며 영향구역을 1708㏊로 넓혔다.
22일 발생한 울산 울주군 온양읍 산불(산불영향구역 681㏊)은 26일 오후 4시 기준 총 화선 18.7㎞ 중 4.8㎞에서 불길이 남아 있다. 이날 오전보다 피해면적이 커졌고 진화율은 떨어졌다. 25일 울주군 언양읍에서 시작된 산불(영향구역 61㏊)은 5㎞ 화선 중 0.1㎞에서 진화작업 중이다.
이들 지역에선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26일 오후까지 사망자는 최소 20명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노약자로, 당국은 이들 다수가 산불을 미처 피하지 못했거나 대피 도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자 가운데는 의성 산불을 진화하다 추락한 헬기 조종사 1명도 포함됐다.
농업분야 피해는 정부 차원에선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다. 다만 농협은 26일 오전 10시 기준 농경지 210㏊, 비닐하우스 1.6㏊, 축사 28동 등의 피해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22일 12개 시·도에 발령한 산불 경보 ‘심각’ 단계를 25일 전국으로 확대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6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로 맞서고 있으나 상황은 심상치 않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산불 확산의 고리를 단절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산불 예방을 위한 국민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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