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활성화·정비기금 설치 골자
현장선 소유자 유인책 필요 지적
철거땐 재산세 증가…감면 제안
해외선 불이익 줘 정비 이끌어내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3. 25
농어촌 빈집 정비와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특별법안이 잇달아 발의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보며, 소유자의 자발적 정비와 철거를 유도할 추가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빈집세’ 도입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경북 영천·청도)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각각 ‘농어촌 빈집정비에 관한 특별법’ ‘농어촌 빈집정비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특례 조항을 신설해 빈집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농어촌 빈집정비기금을 설치해 재원을 확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도 빈집 ‘활용’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농촌빈집은행’이다. 소유자가 활용에 동의한 빈집을 민간 부동산 거래 플랫폼에 올려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소유자의 참여를 이끌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대도시에 거주하는 자녀들이 (비거주 상태로) 빈집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상태가 좋은 주택은 매물로 잘 내놓지 않고, 어렵게 확보한 매물은 심각하게 낡은 주택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비한 빈집이 소유권에 부딪혀 지속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주택을 수리한 뒤 귀농·귀촌 가구에 5년 임대로 제공했지만, 정비된 상태를 본 소유자가 계약을 취소하고 직접 거주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초지자체가 추진하는 빈집 정비 사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달라는 주문도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광역지자체에서는 빈집 한곳당 사업비 5000만원을 권장하지만, 기초지자체에서는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2000만원씩 쪼개 보조금을 집행하는 사례가 많다”며 “2000만원으로는 보일러·장판·수도 공사 정도밖에 할 수 없어 입주자가 추가 수리비를 부담해야 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세금 감면을 활용한 정비 촉진 방안을 제안한다. 류영아 국회입법조사처 행정안전팀 입법조사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행 재산세 제도에서는 빈집을 철거하면 부담해야 할 재산세가 오히려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며 “빈집을 철거한 뒤 나대지 상태가 된 토지의 재산세를 일정 기간 감면해주거나 해당 나대지를 공용으로 활용하면 재산세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빈집 부지를 쉼터·공원·텃밭 등 공익적 용도로 활용하면 재산세를 50∼100% 감면해주는 식이다.
장기적으로는 ‘빈집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외 주요국은 빈집 방치를 막기 위해 빈집세를 도입했다. 미국 오클랜드는 연 50일 미만 사용된 주택에 6000달러(879만6000원), 캐나다 밴쿠버는 1년 중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주택에 부동산 과세표준액의 0.5∼3%를 빈집세로 부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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