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의사 반영’ 취지와 달리
시·군, 위탁해 기본계획 수립
알맹이 없는 결과물 도출 우려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3. 24
지난해 3월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농촌공간재구조화법)’이 시행되면서 농촌 지방자치단체들이 바빠졌다. 139개 농촌 시·군은 앞으로 10년간 농촌공간을 관리할 중장기적인 방향을 담은 ‘기본계획’을 올해 안에 수립해야 한다. 하지만 ‘주민 의사 반영’이라는 취지와 달리 이같은 기본계획 수립을 컨설팅업체에 단순 위탁하는 경우가 많아 모순이라는 지적이 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공간계획을 ‘지역이 주도하는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정책의 주체를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등으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기본방침으로 최소한의 방향만 제시하고 지역이 주도해 ‘상향식 계획’을 수립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주민 제안·협정 제도를 도입해 지역의 수요를 정책에 반영할 방안도 내놨다.
현장에선 외부 용역업체 주도로 추진되는 기본계획이 알맹이 없는 결과물을 내놓으리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컨설팅업체에 맡기면 그럴듯한 계획서는 나오지만, 행정의 입장만 반영될 뿐 주민 의견이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업체들이 사업컨설팅을 도맡으면서 주요 농촌정책이 이들의 수익 모델이 된 꼴”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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