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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장
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2025. 3. 21
“대전환의 시대예요. 인구절벽, 기후변화 그리고 첨단기술의 발전. 농업, 어업할 거 없이 세계 각국이 모두 첨단기술을 접목하며 혁신에 나서고 있잖아요. ‘농업은 95%가 과학’이라고 이스라엘 페레스 대통령이 말했어요. 농사 성공 요인을 대부분 땀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기술이라는 얘기예요.”
최근 만난 장태평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장은 우리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과학’과 ‘변화’를 수차례 강조했다. 우리 농업이 격동기에 놓여있다는 장태평 위원장. 그럼에도 우리 농업이 제2의 반도체·자동차와 같이 미래 산업으로 도약할 역량은 충분하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한국마사회장 등을 역임한 농업계 원로로서 논객을 자처한 그에게 우리 농업의 현 주소와 청사진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3년차다. 농어업위원장으로서 본 우리의 과제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은.
“우리 농업은 크게 세 가지 변곡점을 맞이했다. 첫째로 인구절벽, 고령화, 인력난이고 둘째로 기후변화에 따른 작부체계 변경과 재해 빈발이다. 마지막으로 기술변화로 인한 스마트팜 등장이다. 그렇지만 소농·가족농으로 머물다 보니 기민하게 대응하기가 어렵다. 농가 중심에서 협동조합 형태의 기업농(협동조합법인·영농조합법인 등)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일례로 경북 문경의 ‘늘봄영농조합’은 80여농가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기업 방식으로 100ha를 운영한 결과 생산액이 8억원에서 25억으로 3배 정도 늘었다. 고령농들은 영농조합에다 토지 사용권을 주고 대신 쌀농사 소득으로 예상되는 평당 3000원씩 받으니까 서로 좋다.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길 같다. 농업, 농업인, 농업경영체 같은 개념들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이 일환으로 지난해 농업경영체 기준을 재확립하는 방안을 냈다. 또 미래신산업특별위를 출범시켜 농어업 관련 10대 미래신산업을 선정했고, ‘수출 1000억 달러 농수산식품산업 육성 방안’ 연구용역을 수행해 방향성을 모색했다. 첨단식품산업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바이오경제특위’도 만들었다.”
취임 후 줄곧 농식품 수출 ‘1000억 달러 시대’를 강조했는데.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등 몇 가지로 지금 먹고 사는데 전망이 밝지 않다. 우리한테 제2의 반도체 산업 같은 게 뭐가 있을까. 바로 식품이다. 네덜란드는 작년에 1300~1400억 달러가량 수출을 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신선 농산물을 이른바 ‘초가공식품’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물동량이든 뭐든 수반되는 비용은 적어지는 반면 부가가치는 어마어마하게 높다.
가령 ‘CBD(칸나비디올, Cannabidiol)’라고 대마에서 마약성분을 제외하고 추출하는 성분이 있다. 피부·정신 안정·뇌전증 등에 좋아서 영국과 독일은 이미 사용하고 있고, 일본은 식료품으로 섭취한다. CBD를 소재 산업화하면 부가가치가 높지만 우리는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 콩도 마찬가지다. 물이 있으면 재배가 잘 안 되니까, 유전자를 약간 손질하면 되는 건데 그걸 못하게 막는다. 이제는 첨단 과학을 접목시켜서 농업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터뜨려야 한다.”
최근 뜨거운 감자가 된 ‘농지제도’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지.
“농지는 단순한 자산이 아니다. 공익적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임대농이 70% 가까이 된다. 하지만 원칙적으론 임대농을 하면 안 되게 돼 있다. 헌법상 ‘경자유전의 원칙’에 매몰되니까 현실과의 괴리가 생기고 농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인삼 농사를 지으면 6년마다 돌아다니면서 매번 농지를 매매할 수 없다. 소유 중심에서 이용 중심으로 제도를 전면 전환해야 농가 소득도 개선된다.”
8만ha라는 유례없는 벼 면적 감축에 비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데.
“과감하게 감축해야 된다고 본다. 다만 강제적으로 하는 것은 어렵다. 작목을 바꾸기 어려운 고령농들에겐 유연하게 적용하고, 대신 영농조합이 형성된 곳이라든가, 젊은 임대농 중심으로 정책을 꾸리는 것도 방법이다. 작물 전환을 유도할 수 있도록 ‘전략작물직불제’를 확대하고, 현행 두류·가루쌀 중심의 전략작물을 지역 특성에 맞춰 선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또 단순하게 공급을 줄이는 정책뿐 아니라 쌀 가공식품과 수출 등으로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2028년까지 가공용 쌀 소비량을 72만톤(2022년 57만톤)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막걸리에만 매달려선 안 된다. 해외 수출용 즉석밥·국수 등 수출을 위해선 단립종(자포니카)에서 세계의 85%를 차지하는 장립종(인디카)으로 일부 변해야 한다. 간척지를 활용해 장립종 쌀 전문단지를 조성하면 수급 불균형도 해소하고 농식품 수출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임도(산길)’에 대해서도 중요성을 여러 번 피력했는데.
“우리나라는 50년 이상 산림녹화 사업으로 축적된 산림자원이 많다. 현재는 17%만 활용하고 있는데, 선진국들은 산림을 70~80% 활용한다. 그러니까 목재를 캐나다나 인도네시아에서 다 수입하는 실정이다. 산림의 체계적 관리와 산림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면 기반시설인 임도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산림 자원화율을 17%에서 25%로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 임도 밀도는 ha당 4.1m다. 반면 선진국인 일본은 24.1m, 오스트리아는 50.5m, 독일은 54m다. 임업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재해대응을 위해선 임도 밀도 제고가 시급하다. 임도 설치와 관리를 주도하는 ‘한국임도공사’과 같은 전문기관 설립이 답이 될 수 있다.”
농어업위가 올해 펼칠 계획은 뭔가.
“쌀값·농지문제·GMO(유전자 변형 생물)·낚시면허 문제는 오랜 갈등으로 정책 추진에 애로가 있는 분야다.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과제를 중심으로 각 분과위원회에서 ‘전략대화기구’를 구성할 계획이다. 참석자로 전문가(농어입인, 학계, 정부)와 이슈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50대 50으로 모아서 진짜 아주 격의 없는 속칭 끝장토론을 열 것이다. 전략대화기구를 통해 도출된 결과는 본회의에 안건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신설한 ‘바이오경제특위’는 농수산식품 바이오파운드리 발전전략과 농수산식품 바이오 분야 규제 혁신방안, 첨단식품산업 발전전략 등 3가지 안건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본보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한국후계농업경영인들은 농업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다. 농업을 경영으로 혁신시키는 데 앞장 서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청년들도 와서 10년 후엔 나도 저렇게 될 거야란 생각을 한다. 후계농업경영인이 주축이 돼서 우리 농업이 그야말로 산업화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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