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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새로운 운영·관리 주체인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가 출범 1년여를 맞이하며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 향후 다양한 사업 추진을 예고해 도매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통혁신·유통인 역량 강화·시설현대화…전국 양대 도매시장 목표
농수축산신문 이두현 기자 2025. 3. 21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이 전국 제 2의 대표 도매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 있다. 도매시장의 효율적인 운영·관리를 위해 신설된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이하 대구공사)는 출범 1년여를 넘기며 안정적인 경영에 들어섰으며, 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도 본격적인 추진 절차에 돌입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88년 10월 개장한 대구도매시장은 2023년 기준 청과부류 거래금액이 1조472억 원으로 전국 공영도매시장 중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강서농산물도매시장에 이어 거래 규모 3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도매시장은 대구·경북 지역을 넘어 전국의 안정적인 농산물 수급 안정에 이바지하는 중추적인 농산물 도매시장이지만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운영 부재, 시설 노후화와 공간 부족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그동안 대구도매시장은 대구시가 직영 관리하면서 순환보직 형태로 담당 공무원이 임명됐다. 그 결과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체계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으며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곤 했다. 이에 대구시는 공사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 설립심의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2023년 12월 대구공사를 출범시켰다. 더불어 최근에는 대구도매시장 이전 현대화사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어 노후화에 따른 시설 문제도 일거에 해소하리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공사 출범 이후의 성과와 향후 추진 사업, 이전 현대화사업의 현황 등을 통해 대구도매시장의 미래 모습을 살펴봤다.
# 투명하고 안정적인 농산물 유통 지원
대구공사는 지난해 체계적인 운영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대구도매시장의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질서 확립과 유통인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구시가 현물 4479억 원, 현금 10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대구공사는 1처 1실 55팀의 68명 규모로 운영된다. 농산물 도매시장의 운영 주체가 관리사무소에서 공사로 전환된 최초의 사례인 만큼 대구공사는 서울농수산식품공사, 구리농수산물공사 등과 꾸준히 소통하며 운영 노하우를 분석하고 대구도매시장 실정에 맞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더불어 안정적인 농산물 유통이라는 공영도매시장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시장 제도 개선과 유통인 역량 강화에도 힘썼다.
대구공사는 우선 지난해 3월 블라인드 경매를 전격 시행함으로써 농산물 경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 거래를 원천 차단했다. 또한 대구신용보증재단과 중도매인 지원 업무협약을 맺고 대구도매시장의 중도매인들이 신용보증 사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유동성을 높여 경쟁력을 갖추도록 도왔다.
특히 대구시가 2022년 10월 화재로 소실된 농산A동 재축 공사를 내년 2월까지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시장 내부 교통 혼잡 완화를 위해 인근 화물터미널 부지 활용을 협약하고 시장 내 주차제도를 개선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김술식 한국농수산물중도매인연합회 대구연합회장은 “이미 대구도매시장은 시장 내 교통 혼잡도가 최고조에 달했는데 재축공사가 시작되면 주차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를 전하며 “최대한 공기를 단축하고 공사 기간 시장 내 농산물 물류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대구도매시장에 출하하는 농업인의 부담을 완화하고자 수박 파레트 출하 등 표준하역비 대상 품목을 늘리기도 했다.
# 전국 두 번째 규모의 공영도매시장으로 도약
대구공사는 향후 대구도매시장이 가락시장과 함께 전국 양대 농산물 도매시장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성장에 힘쓸 방침이다.
이에 올해 대구공사는 △도매시장 경영체계 고도화 △도매시장 유통경쟁력 차별화 △미래 유통환경 변화 대응 △안전과 안심의 도매시장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도매시장 등을 추진전략으로 삼고 농수산물의 안정적인 유통과 적정 가격 유지, 유통혁신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대구도매시장의 취급물량을 늘려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최우선을 두고 시장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구공사는 도매시장법인 등과 함께 주요 산지별 출하단체와의 교류에 힘쓰며 산지 합동 출장 등 출하물량 확대를 위한 공동 업무를 추진한다. 더불어 우수 산지와 출하자에 대한 시상 등 새로운 유인책도 마련해 신규 출하를 늘릴 예정이다.
더불어 도매시장법인별 강점 품목을 3개 이상 지정하고 해당 품목을 특별 관리, 지원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인 성장도 꾀한다. 대구공사는 이러한 특화 상품 개발로 소매단계의 수요도 증가해 성장의 선순환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공사는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 전환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전자송품장 연계 시스템 설계·개발을 진행했으며 올해 5%에서 2028년 20%까지 전자송품장 사용 비율을 높여 물류 효율화에 힘쓸 방침이다. 한약재 등 대구 지역 특화 상품의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상장도 추진한다.
신규사업 발굴에도 힘써 대구도매시장의 농산물 유통 전문성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대구 특화형 급식지원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대구공사는 급식지원센터 신축 없이 기존의 대구도매시장과 로컬푸드,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등 기존 시설과 배송시스템을 활용해 대구 지역 학교에 안전한 농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신사업을 추진한다.
김상덕 대구공사 사장은 “대구공사 출범으로 상위 4개 공영도매시장이 모두 공사 체제가 된 만큼 향후 공사 간 협의체도 마련해 상호 발전과 국내 농산물 도매유통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힘을 보탤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시장 내 유통혁신과 유통인의 역량 강화, 경쟁력 제고를 지원해 대구도매시장이 전국 두 번째 수준의 농산물 도매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 이전 현대화사업, 국토부 ‘지역전략사업’ 선정
대구도매시장은 2032년을 목표로 이전 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국토교통부 주관 지역전략사업에 선정되기도 해 신속한 추진이 기대되고 있다.
대구시는 달성군 하빈면 대평리 667 일원에 국비 1004억 원, 시비 2906억 원, 군비 550억 원을 투입해 대구도매시장 이전 현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27만8026㎡ 부지에 연면적 15만5654㎡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온라인물류센터, 공동 집배송장, 정온 경매장, 상품화시설 등을 갖추고 선진 물류체계를 완비, 농수산물 도매유통의 변화를 선도하는 스마트 도매시장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실 대구도매시장은 개장 40여 년을 바라볼 정도로 시설 노후화가 심해 안전 문제 등 유통인들의 불편이 심한 상황이다. 특히 꾸준히 거래 물량이 상승하며 현재 취급물량은 설계 물량 대비 200%에 육박할 정도로 공간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이외에도 비효율적인 물류 동선으로 인해 시장 내 교통 혼잡이 극심해 화물 차량 등은 제대로 된 상하차 공간도 없이 통행 공간에 정차한 채 물건을 싣고 내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산적한 문제로 인해 이미 2005년부터 대구도매시장 내부에선 시설현대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으나 그간 이전 현대화, 현지 재건축 등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번번이 사업추진에 실패했다. 그러한 와중에 2022년 10월에는 화재가 발생해 중도매인 점포 69개가 소실됐다.
결국 대구시는 2023년 3월 대구도매시장을 달성군 하빈면으로 이전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에 선정됐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기획재정부 주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도 선정돼 순조롭게 진행됐다.
지난달 25일에는 국무회의를 거쳐 국토부 주관 지역전략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대구도매시장 이전지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 가능 총량 제외와 신속한 그린벨트 해제 혜택도 받으며 시설현대화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구시는 기본계획을 고도화하고 경제적 타당성을 보완해 올해 예타를 통과하면 내년에 도시관리계획 변경, 2027~2028년 보상과 설계를 거쳐 2029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대구도매시장 유통인들은 이전 후 도매시장이 원활하게 안착하고 운영되기 위해서는 실제 시장에 상주하며 사용하는 유통인의 의견이 현대화사업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도매시장의 한 유통인은 “올해 진행되는 기재부의 예타를 통과해야 이전 현대화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아직은 대다수의 유통인이 사업과 관련된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기보다는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의 계획만 살펴보면 이전 예정지가 상당히 외진 만큼 접근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고 홍보에 힘써야 하며 시장 내부 공간 역시 향후 물량이 증가할 것을 염두에 두고 최대한 여유 있게 조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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