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자 “출하비 최대 40% 이상 증가” 우려
공사 “물류비 지원 대폭 증액 협력할 것”
한국농업신문 박현욱 기자 2025. 3. 18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강서시장에 출하되는 수박은 4월 1일부터 반드시 선별(표준규격품) 후 팰릿(Pallet)에 적재해 출하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박 물류개선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공사는 최근 해당 사업에 대해 “출하자의 수취가격 향상과 구매자 편의 증진, 도매시장 혼잡 비용 절감을 기대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정착 및 물류 효율화를 통해 강서시장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출하자와 시장 유통인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강서시장 도매시장법인과 시장도매인은 출하 비용 증가와 기존 유통 구조와의 충돌을 이유로 팰릿 출하 강제에 대해 ‘아직 산지가 팰릿 출하를 위해 성숙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사는 이미 가락시장(2016년)과 구리시장(2021년)에서 팰릿 출하를 시행한 사례를 들며, 강서시장 역시 같은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5톤 이상 차량에 한해 팰릿 출하를 부분 시행한 결과, 강서시장 전체 물량이 102%로 증가했고, 경매제 시장의 거래 물량은 129%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이유다.
도매법인 출하주와 시장도매인 출하주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강서시장의 한 도매법인 관계자는 “산지에서 팰릿 출하를 위해 추가 인력과 장비(지게차, 팰릿, 포장재 등)가 필요해 출하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시범 운영 때도 일부 비용이 상승했는데, 전면 시행될 경우 출하 비용은 최대 40%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장도매인연합회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시장도매인은 직거래 방식이라 도매법인과 거래 구조가 다르다. 팰릿 출하를 강제하면 기존의 유통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이어 “수박을 산지에서 선별·포장해 출하하려면 물류비용이 더 들 뿐만 아니라, 정밀한 선별이 어렵다”며 “현재 도매시장에서 숙련된 인력(속칭 야마사)이 직접 선별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공사는 출하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물류비 지원 예산을 대폭 증액(6700만원 → 1억9000만원) 하기로 했다. 또한, 강서시장 수박 팰릿 출하 조기 정착을 위해 산지 출장 및 유통인·하역회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장식 서울시공사 강서지사장은 “강서시장 물류체계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팰릿 출하는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며 “출하자와 유통인의 의견을 반영해 시행 시기를 1년 이상 늦춘 만큼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수의 출하주들은 “물류비 지원이 일부 보완책이 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비용 증가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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