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지방소멸·기후위기 농업혁신포럼은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바람직한 농지 소유 및 이용제도의 개선과제, 농지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국회 농업혁신포럼 세미나
비농업인 소유 최대한 억제
농지관리기구 도입 제안도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3. 14
농림축산식품부가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규제 완화와 농지 이용 및 전용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한 ‘농지법 개정 방안(안)’을 최근 국회에 보고했다.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농지 투기 사태를 계기로 농지 소유 및 취득규제가 강화되면서 농지 거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 비농업인의 농업진흥지역내 농지 소유를 조장하는 것은 반헌법적일 뿐 아니라 농지의 보전과 효율적 이용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이보다는 상속·이농에 의한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를 최대한 억제하고, 현장의 여건 변화를 감안해 농업인 간 농지임대차를 전면 허용하는 방향으로 농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농지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국회 지방소멸·기후위기 농업혁신포럼(대표 의원 서삼석·위성곤, 연구 책임의원 이원택·임미애)은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바람직한 농지 소유 및 이용제도의 개선과제, 농지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석두 박사(GS&J 인스티튜트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농지 소유 규제 완화는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를 확대하는 것으로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농지 보전과 효율적 이용 등 농지의 궁극적 목적에도 반하는 것이기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전제한 뒤 “앞으로 상속 등을 통해 농지의 대부분이 비농업인 소유로 전환될 것이며, 청년농 등 농사를 짓고 싶어 하는 농업인들은 높은 땅값 때문에 농지를 구매할 여력이 없다. 영농수익으로는 농지를 매입할 수 없는 여건에서 유일한 해법은 농지 임대차 전면 허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자유전원칙을 대며 농지 임대차를 해도 되느냐고 물을 수 있을 텐데, 헌법 제121조 1항엔 경자유전 원칙과 소작제도 금지를 규정하지만 2항엔 법률로서 농업 생산성 향상과 농지의 합리적 이용을 위한 임대차와 불가피한 사유로 발생하는 임대차는 허용하게 돼 있다”며 “농지법도 농업 생산성 향상과 농지의 합리적 이용에 맞춰 농지 임대차를 적극 활용토록 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박사는 또 “농지의 소유·이용·보전·전용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농지이용집적을 추진하는 주체로서 농지관리기구를 도입해야 한다”며 “전용 규제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 등 농지 소유자의 재산상 손실을 막기 위해 직불금 등의 농지장기보유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의 농지법 개정 추진에 대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세미나의 또 다른 발제자인 채광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21년 LH 사태가 발생한 뒤 비농업인의 농지 취득규제 강화로 농지거래 회전율이 평균 3.0% 내외에서 1.7% 수준으로 하락한 것은 팩트이지만, 일본(0.7%), 독일(0.6%) 등과 비교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며, 수도권과 비수도권 등 지역별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2~3년만에 다시 규제를 완화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본다. 특히 계속해서 금리가 높았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지면 거래가 활성화될 수도 있다”며 “당장의 규제 완화보다는 농지 거래가 위축된 지역을 중심으로 농지 매입·비축지원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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