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 구좌읍 일대에서 당근을 재배하는 송철주씨가 비상품 당근 유통 실태와 문제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비상품 당근. 리뷰 캡처 화면
수확 끝난 밭에서 수거해 팔아
비상품 가공업체·온라인서 유통
“당국, 단속강화 등 조치 시급”
농민신문 서귀포=심재웅 기자 2025. 3. 13
송씨는 “지역에서 자가 소비용으로 비상품 당근을 주워가는 것은 상관없지만 이를 가져다 판매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라며 “남의 물건 가져다 이익을 얻는 엄연한 절도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당근재배농민은 “수집단뿐만 아니라 농장 주인이 스스로 비상품 당근을 가공 업자에게 팔아넘기는 일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당근 유통 질서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채명수 구좌농협 팀장은 “수년간 제주당근연합회와 힘을 모아 유통질서를 확립해뒀는데, 비상품 유통이 이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비상품 유통을 뿌리 뽑지 못하면 추후 당근이 과잉 공급될 때 적정 가격을 지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해를 막기 위해 수확 후 밭을 갈아엎는 농가도 많다.
송씨는 “비상품 당근 수집을 방지하고자 수확 후 로터리 작업을 추가로 하고 있다”며 “여기에 드는 비용이나 시간 또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농가들은 농정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비상품 유통에 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행정은 관련 민원을 접수받고 여러 차례 현장 단속에 나섰지만, 실제 과태료 부과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봉수 제주시 유통지원팀장은 “지난해말부터 올해초까지 총 6번 현장 단속을 했지만 현장에서 위법 행위를 발견하지 못해 계도 조치했다”며 “생산자단체와 협조 체계를 강화해 비상품 당근 유통을 근절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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