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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인터뷰] 임미애 “정부 정책, 현장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세심히 살펴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3-12 조회 431
첨부파일 335130_72307_5824.jpg
*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는 지난달 2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농업인연금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정부가 추진 중인 벼 재배면적 감축, 청년농 3만명 육성 등 농정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금과 같은 창업농 육성방식은
          청년들 예비 빚쟁이로 만들 뿐
          정책 과오 인정하고 대안 찾아야

          청년 아이디어·열정 녹아들어야
          농업 구조개혁 이뤄질 수 있어
          연금제 도입해 세대교체 꾀해야

          농지 집적·규모화로 생산성 높여
          농가 소득보장, 식량자급 실현
          산업으로서 경쟁력 확보도 가능



                                                                                                                        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2025. 3. 11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민이다. 의성군의원, 경북도의원을 거쳐 더불어민주당의 대구경북 전략비례대표로 22대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그는 올 2월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임미애 호’의 출발을 알렸다. 임미애 의원은 지난달 27일 본보와 만나 농업인연금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정부가 추진 중인 벼 재배면적 감축, 청년농 3만명 육성 등 농정 현안에 대한 소신을 거침없이 내놨다.

농업인연금제도와 관련해선 “고령농의 은퇴와 청년 세대의 유입으로 농업의 세대교체” 방안이라고 말했고, 주요 농정 현안에 대해선 “농식품부가 좀 더 솔직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책 집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국회가 지적하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솔직하게 반성해야 대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선의를 갖고 정책을 수립하지만, 그 선의가 집행 과정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전달, 작동되는지 보다 섬세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대담=김선아 편집국장


-농민 출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지 10개월여가 지나갑니다. 그간의 소회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농업은 매우 전문적인 영역입니다. 개념과 용어를 이해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고, 특히 농업 정책은 히스토리가 있다 보니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접근이 어렵죠. 제가 계속 농사를 짓고 살았고, 지방의원 시절 여성농업인 문제 등 농업 현실 개선을 위해 힘썼던 경험들이 있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로 왔고, 여러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할 일이 워낙 많아 어깨가 무겁죠. 다른 의원님들과 함께 잘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감이나 상임위 현안 질의 과정에서 날카로운 질문공세로 주목을 받고 계신데요. 현장에서 바라본 농정과 국회의원으로서 들여다 본 농정, 다른 점이 있나요.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사실 어떤 정책이 결정되고 예산이 확정돼 현장에서 집행될 때, 그 선의가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정책이 현장에 어떻게 전달돼, 어떻게 작동되는지, 면밀하게 체크하고 끝까지 관심을 가져주는 게 필요하죠. 그런데 관료들은 이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어요. 그냥 내려 보내는 걸로 자신들의 역할은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대표적인 것이 벼 재배면적 감축 문제나 최근의 청년후계농 육성자금 중단 문제에요. 관료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내가 보는 현장과 이들이 보는 현장은 다른가, 내가 뭘 잘못 알고 있나, 왜 이렇게 자신감이 가득차서 잘 되고 있다고 말하지, 이런 생각을 할 때가 많죠.”
 

-벼 재배면적 조정, 청년후계농 3만명 육성, 농지규제 완화 등 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주요 농정 현안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평가해 주시겠습니까.

“농식품부가 좀 더 솔직해져야 합니다. 분명 잘못이 있고 눈에 보이는 피해자들이 있는데 끝까지 자신들은 잘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청년후계농 3만명 육성만 봐도 그래요. 저는 이 정책은 전면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농식품부가 걱정하는 게 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요. 당장 지원예산 부족 문제가 터졌으니 이를 수습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창업농 육성 방식은 결국 청년들을 예비 빚쟁이로 만들 뿐이거든요. 몇억씩 대출 받은 청년농들이 딸기 농사지어서 매년 몇천만원씩 원금 상환이 가능할까요? 불가능합니다. 농식품부도 잘하고 싶었던 건데 잘 안된거잖아요. 그럼 그건 솔직하게 인정하고 정책을 수정해야죠.다른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로 10년차를 맞은 전국농어민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은 무엇인가요. 5대 위원장으로서 더 보강하고 싶은 게 있다면요.

“민주당에 노동위원회도 있고, 여성위원회도 있고, 청년위원회도 있는데 왜 농민들은 맨날 거리로 나와서 싸워야 하나, 농민들도 농민들의 요구를 정당을 통해서 주장하고 정책에 반영해 보자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고, 몇몇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현장의 농민들을 조직화, 2015년 전국농어민위원회가 만들어진 거에요. 말하자면 현장과 정당을 이어주는 중간조직인거죠. 그동안 생산자조직들과 긴밀한 소통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지금은 의원전담제를 통해 생산자 조직들과 정책이나 예산 등을 상시적으로 요구하고 피드백하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앞으로 임기 동안 이러한 조직과 교육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그래서 최근 정책자문위원단도 구성했고, 의원들과 함께하는 농업혁신포럼도 진행 중이죠.”


-‘농업혁신포럼’과 ‘정책자문위원단’ 활동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농업은 생산과 유통·소비부터, 농지 문제,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스마트팜 등 다양한 문제와 주제가 섞여 있습니다. 그런 만큼 공부해야 할 것도 많고 의견도 다양하죠. 정책을 만들어내려면 전문가들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의원들 공부모임인 ‘농업혁신포럼’을 만들어 농업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정책자문위원회 전문가들과 한 달에 두 번씩 세미나를 열고 있습니다. 가령 ‘농지법’에 대해 개별 의원들이 각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서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없거든요. 농업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을 벌이고, 그래서 차이를 좁혀 나가는 공간인 셈이에요. 여기서 논의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당의 농업정책과 공약을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농업인연금제도’와 ‘영농형 태양광’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와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최근 농업구조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왜 농업부문에서는 개혁이 안 일어날까, 저는 그 근본적 원인이 인적 구성에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서 젊은 사람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열정이 녹아들어야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봐요. 그러려면 고령농의 은퇴와 청년세대의 유입을 통한 농업의 세대교체가 필요한데, 농업인연금제도가 그 유력한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일본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선 이미 시행하고 있고요. 우리 현실에 맞는 시행을 통해 은퇴 고령농의 노후를 보장하고 청년들이 농업에 뛰어들어도 먹고 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영농형태양광의 경우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농가소득을 늘리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주민 수용성인데, 개별농가 단위가 아니라 시범지구를 지정해서 영농형 태양광 시설을 도입하고 거기서 나온 수익이 주민들에게 소득으로 직접 분배되는 과정을 경험한다면, 주민 수용성은 높아질 거라고 봅니다. 태양광 난립으로 인한 미관상의 문제 등도 최소화할 수 있고요.”


-이밖에 임기 동안 꼭 풀고 싶은 농업 현안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농업의 생산성 향상과 효과적인 세대 이양을 위해서는 농지의 집적화·규모화가 필요합니다. 지금처럼 농지가 파편화돼 있으면 기계화도 어렵고, 생산비만 올라가거든요. 농지이양 은퇴직불제를 확대해 고령농이 보유한 농지를 국가가 이양받고, 청년농들이 그 농지에서 영농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죠. 이 과정에서 인접 농지를 집적하고 규모화해 농업 생산성을 높여야합니다. 그래야 식량자급이라는 농업의 본래 목표를 실현하고, 농가 소득보장은 물론 산업으로서 경쟁력 확보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신문 주요 독자층인 후계농업경영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예전엔 여성들은 후계농으로 선발되지 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많은 여성들이 후계농으로 선발되고 농업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실제로 농촌사회에서 여성이 갖고 있는 역할이나 잠재력은 매우 큽니다. 여성 후계농 양성에 좀 더 관심을 갖고 함께 힘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농업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후계농업경영인들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해요.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정치인으로서 우리농업의 미래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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