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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제주도 무슨일이···월동무 종자문제 시끌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4-11-27 조회 4560
첨부파일 백무.jpg
"이거 완전 히뚜룩해마심(하얗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부근 월동무를 재배하고 있는 한 밭에서 무를 뽑아들었다. 미끈한 형태의 새하얀 무가 모습을 드러냈다. 보통 제주에서 출하되는 상품성 있는 무는 무 윗둥이 푸른색깔을 띤다. 이 무는 전체가 하얀색 빛깔을 띠는 백수(백무)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뽑아든 무와 기존에 생산됐던 월동무를 옆에 놓고 비교해 보니 빛깔 차이가 뚜렷했다. "허연무를 시장에 내놓으면 누가 사가려고 하겠습니까? 원래 무 윗부분이 푸른빛을 띠어야 국내 시장에서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는데 이런 품종은 가치가 없어요."

 이 밭에서 5km 정도 떨어진 성산읍 무밭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올해 4만평의 월동무를 재배한다는 c씨는 같은 업체의 종자를 구입해 무를 심었지만 대부분이 백수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울상이었다. 이 지역은 제주에서 생산되는 무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 월동무 재배지역에서 사상 초유의 ''종자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최근 농협에 편입된 국내 굴지의 한 종자기업에서 공급한 무종자에서 백수현상이 나타나자 이 업체는 사고대책 tf(테스크포스)팀을 꾸리고 제주 현지에 급파, 피해농가 전수조사에 나서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

 이 업체에서는 올해 같은 종자 350박스(1박스 당 1dl 100포) 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중 중국에서 채종한 30박스 가량의 종자에서 문제가 발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업체에서는 이중 4박스 가량을 긴급회수 조치 했지만 이미 26박스 가량을 구입해 파종한 농가에서는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종자 26박스는 대략 78만평의 토지에 파종할 수 있는 양이다.

 문제는 이 종자가 정상적인 종자와 섞여 그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무와 백수현상을 보이는 무가 한 밭에 파종됐을 때 이를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므로 대부분의 무가 백수현상을 보인다면 밭 전체를 갈아엎는 게 더 이익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확한 피해 규모는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며 피해 농가들은 대략 100~150만평 정도를 피해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해당 업체에서는 ''피해 재배농가가 납득할 수 있는 보상에 성심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보상금액에 있어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를 본 한 농가가 산출한 최저 생산비는 토지임차료 2500원, 제초제 살포 3회 150원, 로터리 4회 작업비 320원, 유기질·화학비료 470원, 종자대(테이프 포함) 530원 등 대략 평당 5200원꼴. 업체 측에서 농가의 요구대로 100만평에 대해서만 보상을 하더라도 52억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는 "우선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하고 피해를 준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피해 무를 전량 구매, 산지 폐기 등의 다양한 방안을 세우고 합리적인 보상방법을 상호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파종 후 40일이 된 포장에서 나타난 백수무는 ''종자이상''이라기 보다 ''유통상의 문제''에 가능성을 두고 있다"며 "지역 농협의 협조를 받아 피해 접수를 받고 있어 조만간 정확한 피해 규모가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해 농가들은 산지폐기가 협상의 우선이라며 업체 측에서 피해 무를 전량구매하더라도 국내 김치공장 등 내수시장에 푸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업체 측에서는 농가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만을 보이며 말을 아꼈다.

제주=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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