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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도매법인 위탁수수료 인하, 산지농가에 득될까 실될까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2-26 조회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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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매시장유통포럼 정책세미나


          최고 7%서 하향조정 골자

          관련법 개정안 잇단 발의

          도매법인 수익성 저하 속

          출하장려금·산지선도금 등

          대농민 서비스 위축 우려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2025. 2. 25



 국회에 농산물도매시장 내 도매법인이 받는 청과부류 위탁수수료를 하향조정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된 가운데, 하향조정 시 출하장려금이나 산지선도금 등 대 농민 서비스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위탁수수료 조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학계나 생산자 쪽의 목소리다.

도매시장유통포럼은 지난 20일, 전북 전주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대강당에서 ‘농식품 유통정책 이슈’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농산물 도매유통분야를 연구해 온 위태석 농촌진흥청 수출농업지원과장은 이 자리에서 ‘도매시장법인의 경영구조변화 및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도매법인의 위탁수수료 하향 조정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우리나라와 유사점이 많은 일본 도매시장 사례에 비춰 언급했다.

현재 국회에는 농산물도매시장 내 도매법인이 받는 청과부류 위탁수수료 최고한도를 현행 7%에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이 법안들은 도매법인들이 위탁수수료만으로 과도한 수익을 올린다는 인식에서 마련됐다. 지난해 고물가 상황에서 ‘금사과’ 논란이 일었고, 농산물 유통비용이 물가인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그 여파가 도매시장법인의 위탁수수료 문제로 미치게 된 것이다.

이날 위태석 과장은 “국내 도매시장의 경우 물가 상승으로 거래가격은 여전히 올라가고 있지만 거래량은 명확하게 감소하는 상황으로, 이런 위기에서 도매법인이 지금 같이 계속 수익을 낼 수 있는지는 대단히 비관적”이라며 일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위태석 과정에 따르면 일본은 1993년 이후부터 도매시장의 청과물 취급량과 취급금액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도매시장법인들의 영업이익도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률은 0.3~0.4%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지출을 줄였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인건비 절감으로 수익성을 유지했고, 다음으로는 각종 장려금(출하장려금 등)을 줄였으며 최근에는 집하·판매비용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국내 도매법인들도 이익이 감소하면 일본처럼 가장 먼저 인건비와 산지에 지급하는 장려금을 줄이는 행동을 취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태석 과장은 “도매시장법인의 경쟁력과 과도한 수익성을 지적하면서 위탁수수료를 인하하면 결국 그로 인한 피해는 산지에 돌아가게 된다”라며 “이는 일본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도매법인들의 수익이 높다고 압박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라며 “도매시장법인에 대한 인위적인 수익성 제한보다는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간 대금결제를 위한 정산기구 도입 등 도매시장법인 간·중도매인 간 경쟁촉진을 통한 효율화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는 농산물 생산자 입장에서 도매법인 수수료 인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엿볼 수 있었다. 수수료 인하의 기대감보다는 산지 피해에 대한 우려를 크게 나타냈다.

서용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수수료 인하 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출하자에 대한 서비스와 전반적인 유통환경에 대한 부분”이라며 “장려금이나 각종 인센티브, 산지선도금 등 현재 도매법인들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들이 과연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탁수수료를 1% 낮추게 되면 도매법인 측면에선 수익이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0.5%를 인하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1200만원을 출하하는 농업인의 경우 6만원의 혜택이 가는데, 1년에 6만원의 혜택을 받고서 산지 장려금이나 각종 서비스를 못 받는 게 과연 농업인 출하자들에게 좋은 일인지는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오히려 서비스 질을 개선해 주는 것이 출하자들에게는 더 이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에 학계 측 토론자로 참석한 이춘수 순천대 교수도 도매법인 수익성 악화가 신규투자나 출하장려금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에는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수수료인하 주장이 왜 나오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춘수 교수는 “수수료 인하에 대한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현재 도매법인들의 수익 수준에 비해 제공하는 서비스나 기능들에 아쉬움이 있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라며 “도매법인들이 수수료 인하에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어떠한 기능과 서비스를 더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 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목소리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참석한 남현중 유통정책과 서기관은 “굉장히 민감한 주제인 위탁수수료 부분이 법으로 발의가 됐는데, 오히려 이 문제가 공식화돼서 도매법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수수료만 받는다는 오해의 시각에 대해 도매법인들이 어떠한 산지 지원과 공익적 역할을 하는지 알려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라며 “농식품부도 그런 과정에 참여해서 합리적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같은 날 농촌진흥청 국제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한 ‘한국식품유통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는 △CA 컨테이너 기술을 활용한 딸기 수출 경제성 분석 △중국산 마늘·양파 관세율 변화가 국내 마늘·양파 시장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감자 수입조건 변화가 국내 감자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6개 주제의 연구논문이 발표돼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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