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 대응’이 유통업계 화두로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롯데마트는 스마트팜·저탄소 농산물 등 기후변화에 대응한 차세대 농업기술이 적용된 농산물 취급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 서울 천호점에 진열돼 있는 스마트팜 생산 채소 전용 매대.
aT·농협 등 전담 부서 설치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 출시
스마트팜 농산물 판매 나서
농민신문 김인경·서효상 기자 2025. 2. 16
‘기후변화’가 유통업계에서도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관념적으로 여겨진 기후위기 대응이 조직개편, 전용 농산물 판매 등 실질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후변화대응부’를 신설했다. aT는 지난해 국회 공청회 등을 개최하며 폭염·폭우·가뭄 등 이상기후에 따른 농업 위기를 공론화했다. 지난해 ‘기후변화 대응 수급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 데 이어 올해는 이를 한단계 발전시켜 수급본부 수급전략처 안에 전담 부서를 설치했다.
농협경제지주 역시 올 1월 산지유통부 내 ‘산지온라인육성팀’의 명칭을 ‘스마트농업로컬팀’으로 변경했다. 디지털경제부에 있던 스마트팜 지원 조직의 규모를 키우고 지난해 소속 본부를 경제기획본부에서 산지도매본부로 옮긴 데 이은 후속 조치다.
농산물 거래가 이뤄지는 도매시장은 기후위기 대응에 일찌감치 나선 모양새다. 서울 가락시장 대아청과는 지난해 8월 강원도농업기술원·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과 함께 고랭지배추 산지를 찾아 현장 토론회를 열었다. 대아청과는 시장 내 무·배추 취급 점유율이 높은 곳인 만큼 기후변화에 따른 국민 먹거리 불안감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배 대아청과 경영기획팀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당 토론회를 준비 중”이라며 “이를 연례행사로 정착시켜 농업이 처한 현실을 소비자 등에게 알리고 농민·유통인·학계·정부 관계자가 대응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매 외에 정가·수의 매매에선 기상에 따른 가격 급등락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스마트팜 생산물량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청과 관계자는 “공급 안정성이 생명인 정가·수의 매매용으로는 환경 영향을 적게 받는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적합하다고 판단해 더 많은 물량을 출하·유치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대형 유통업체는 전용 브랜드를 만들어 매장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 롯데 마트·슈퍼는 1월부터 ‘내일농장’이라는 자체 브랜드(PB)를 출시했다.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에도 균일한 품질로 연중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팜 농산물, 저탄소·친환경 인증 농산물 등 기후변화 대응 농업기술이 적용된 제품에 해당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것이다.
정혜연 롯데 마트·슈퍼 신선1부문장은 “기후변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농업기술 기반 농산물을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올해 안에 ‘내일농장’ 브랜드로 150여개 상품을 출시해 관련 매출액을 전체 농산물의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계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은 올해 유통업계 최고 화두로 꼽은 바 있다.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2025년 농식품 유통 이슈 10’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한 농산물 생산·유통 체계 개선’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로 선정했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은 “농산물 생산·유통 현장에서 기후위기를 가장 큰 불안 요소로 받아들였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은 흐름은 점점 구체적이고 가시화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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