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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국회 지방소멸·기후위기 농업혁신포럼에서 포럼 소속 의원들이 박진도 교수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박 교수는 문재인정부 농특위원장 경험을 바탕으로 문재인-윤석열 농정의 한계와 그 극복방안을 강연했다.
문재인정부 농특위원장 박진도 교수, 국회 포럼 초청강연
“철학 있지만 실천하지 못한 문, 철학 자체가 부재한 윤”
대통령실·농특위 등 농정개혁 위한 구조 정비 필요 강조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5. 2. 16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과거 반성과 현재 진단, 장래 메시지를 담은 <한겨레> 인터뷰가 보도된 시점에, 농업계에서도 농정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문재인정부에서 초대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박진도 충남대 명예교수를 통해서다.
국회 지방소멸·기후위기 농업혁신포럼은 지난 11일 이른 아침 박 교수를 초청해 ‘한국농정의 평가와 정책과제’라는 주제의 강연을 열었다. 박 교수는 자신이 몸소 겪은 문재인농정의 한계, 한발 떨어져 지켜본 윤석열농정의 한계를 지적하고 현재의 정치적 격변기 이후 이 문제를 극복할 방안을 제안했다.
먼저 문재인정부 농정은 “대통령의 철학은 분명했으나 실현할 의지는 매우 약했다”고 평가했다. “농정의 틀을 바꾸겠다”는 대통령의 공언에 따라 농특위가 출범하고 치열한 농정개혁 논의가 전개됐지만 내세울 만한 성과는 공익직불제의 불완전한 출발 정도가 전부라는 것이다. 관료들의 철벽같은 저항, 그리고 임기 내내 농특위원장을 한 번 만나지조차 않은 대통령의 소홀함은 박 교수가 농특위원장 사임 이후 여러 경로로 폭로해 온 것들이며 이날 강연에서도 중요 화두로 꺼냈다.
문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농정 틀 전환’이란 말은 점차 등장 빈도가 줄어들더니 취임 3년차였던 2020년 농업인의 날 기념사에서부터 대통령의 언어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박 교수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문재인정부의 농정개혁 시도가 막을 내렸다고 진단했다.
문재인정부 농정이 그나마 농정을 바꿀 철학이라도 제시했다면, 윤석열정부 농정은 “뚜렷한 농정 철학 없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만 좇다 보니 농정의 설 자리가 없어졌다”고 평가했다. 핵심 농정공약인 ‘공익직불금 5조원’ 공약은 달성 여부와 별개로 청년농 영농정착지원, 수입안정보험 등을 끼워 넣는 기만적 모습을 노출하고 있고 쌀 변동직불금 폐지의 공백은 여전히 구멍 상태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특히 농지규제 완화 기조를 윤석열농정의 최대 문제로 꼽았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래 쏟아지고 있는 농지규제 완화 법안과 정부가 주력하는 ‘농촌공간 재구조화법’을 두고 “이거야말로 농망법(농업을 망치는 법, 정부가 야당의 양곡법 개정안을 비판한 말)”이라며 강한 우려를 내비쳤다.
박 교수가 제시하는 앞으로의 농정개혁 방향은 물론 ‘문재인정부가 제시했으나 실현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과제들에 기반한다. 그는 생산주의에서 벗어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농정, 보조금 중심에서 벗어나 농업의 공익적·다원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농정을 다각적으로 제안했다. 과거 농특위원장 시절 형상화하고 지난 20대 대선 당시 ‘3강 6략’이라는 구호로 구체화한 내용들이다.
물론 개혁안 자체보다 훨씬 중요한 건 ‘문재인농정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구조적 해결책이다. 박 교수는 문 전 대통령의 의지 부족을 아쉬워하면서도 “대통령은 농정을 직접 챙길 전문성도 여유도 없다”는 걸 인정하며 농특위(현 농어업위)에 강력한 역할과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특위가 형식적 자문기구를 탈피해 농정에 직접 결정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그 치열한 개혁 논의 결과가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다.
포럼에 참석한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 내 농정 보고체계 개편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통령에게 일상적으로 현안을 보고하는 주체는 각 분야 수석들인데, 경제수석이 농업을 모든 경제 현안과 함께 관장하고 있어 농업 문제가 거의 보고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예를 들어 ‘지역균형발전수석’ 같은 보직을 두고 대통령에게 농업 문제를 직접 보고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에게 각 부처마다 현안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일상적인 보고체계가 없으면 그냥 지나가버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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