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농어촌특별세가 계획보다 6000억원가량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국세가 줄어들면서 부가세인 농특세 수입도 쪼그라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기 전망도 어두워 농특세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특세는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타결되면서 마련한 한시적 목적세로, 농어촌 지원·발전 사업의 재원을 마련하고자 도입됐다. 증권거래세, 양도소득세, 법인세 감면분 등 다른 조세에 부과하는 부가세로, 도입 후 일몰 기한이 3회 연장돼 2034년 6월까지 운영한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4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일반·특별회계) 마감 결과’에 따르면 농특세 수입은 7조24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세입예산(7조6199억원)보다 5950억원(7.8%) 적었다. 지난해 주식·부동산 시장 악화와 기업 실적 저조 등으로 실물 경기가 부진했던 것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는 “농특세 주요 재원인 증권거래세가 덜 걷혔고 법인세는 전년보다 17조9000억원 쪼그라들면서 법인세 감면분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농특세 감소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장기 정책을 수립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갈수록 농정예산의 농특세 의존도가 높아져서다. 2025년 기준 농식품부 전체 세출예산(18조7416억원)의 39.6%에 달한다. 김미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특세 세수 변동이 곧 농정예산 규모의 변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도 농특세 전망은 밝지 않다. 2025년 농특세 세입예산은 7조4153억원으로, 전년도보다 2.7% 줄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정부 세입이 줄어들 것을 고려했다는 게 농식품부 설명이다. 특히 현재 경제 전망이 이같은 예산안을 작성한 지난해 시점과 견줘 더 어두워진 탓에 농특세 수입의 불안정성도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하며 “통상 갈등이 격화하거나 정국 불안이 장기화하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증권거래세 폐지 여부다. 증권거래세를 대체하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은 정치권 논의에 따라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증권거래세는 평균적으로 농특세의 50%를 담당하는 재원이다. 금투세 시행으로 증권거래세가 사라지면 농특세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농특세는 농정예산의 매우 중요한 축”이라면서 “농특세 목적에 맞는 사업을 지속 발굴하는 등 필요성이 인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농민신문] 야, 35조 추경 제안…농업 무기질비료 지원 등 담아 
[농민신문] 농협금융지주, 지난해 순이익 2조4537억원…역대 최대 실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