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게시판 > 농산물뉴스 |
|
|
|
| |
 |
 |
① 일본 도쿄도에 위치한 농림수산성 대신관방신사업·식품산업부 식품유통과 관계자들을 만나 일본 도매시장 정책 현행과 향후 계획 등을 들었다. 왼쪽이 에비스이 야스타카 도매시장실장.
② 일본 오타시장 내 화물차 반입 모습.
[일본 농산물 유통전문가에게 듣다]
“도매시장 ‘불필요 규제’ 풀어, 시장 외 유통과 대등하게 경쟁”
<2> 에비스이 야스타카 농림수산성 도매시장실장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25. 2. 14
산지와 도매시장, 소비지가 서로 힘겨루기를 한다고 가정하면, 일본에서는 도매시장의 입지가 가장 취약하다. 소비지의 구매력(‘바잉파워’) 증가 추세는 우리와 다르지 않지만, 계통 출하 비중이 월등히 많은 산지 교섭력이 도매시장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에서 결정적으로 차이가 있다. 산지와 소비지라는 두 ‘고래’ 사이에 도매시장이 끼어있는 셈이다. 우리의 중도매인에 해당하는 일본의 중도매회사 역시 통폐합을 거치며 대형화되는 양상으로,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도 농산물이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유통되는 비중이 증가하면서 그간 도매시장이 수행해 온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역할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변화는 도매시장법인의 경쟁력과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법인 간 통폐합이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규모가 작거나 역량이 떨어지는 지방도매시장의 도태가 가속화되는 흐름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 도매시장 유통 구조는 대도시·대형도매시장 중심의 양극화된 자유경쟁 체제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2020년 도매시장법 시행(2018년 개정)을 통해 기존 공공성 추구에서 효율성 중심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해 도매시장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도매시장 지형의 재편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여기에 2024년 4월부터 화물차 운전기사의 초과근무 상한 규제가 시행되면서 물류 체계 변화까지 맞물리는 등 일본 농산물 도매유통이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일본 도쿄도에 위치한 농림수산성에서 도매시장 정책 추진 방향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들었다.
# 도매시장법 개정·시행 이후 전반적인 상황이 어떤가.
“개정법 시행 이후에도 도매시장 수와 도매시장 업자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도매시장 점유율은 계속 감소 추세였으나 최근에는 평행선을 유지하는 수준이며, 근래에는 경유율이 약간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취급액도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사업자 1곳당 취급액도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법 시행 기간이 짧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법 개정의 영향인지 판단하기는 아직 어렵다. 코로나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엔저 현상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농림수산성 설명자료에 따르면 중앙도매시장보다 지방도매시장의 감소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앙도매시장 숫자는 2019년 64곳에서 2023년 65곳, 도매업자 수는 2019년 159개에서 2023년 154개로 소폭 변화했다. 반면 지방도매시장 숫자는 2019년 1198곳에서 2022년 1059곳, 도매업자 수는 1009개에서 901개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취급액은 중앙도매시장과 지방도매시장 모두 2019~2020년 저점을 기록한 뒤 최근 몇 년간 보합 또는 소폭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기준 중앙도매시장의 전체 취급액(청과·수산·축산·화훼)은 3조7000억엔, 지방도매시장은 2조9000억엔 규모다.)
# 법 개정 취지와 이유는.
“일본 정부는 법 개정 당시 산지가 도매시장보다 절대적으로 힘이 세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산지 피해에 대한 고려는 크지 않았다. 오히려 시장 유통과 시장 외 유통을 비교했을 때, 도매시장을 경유하지 않는 시장 외 유통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도매시장에 불필요한 규제가 많아 비용이 증가한다는 판단하에, 시장 유통과 관련된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 시장 외 유통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었다.”
(일본의 도매시장법 개정을 두고 한 국내 전문가는 “표면적인 개정 의도는 규제 완화 일환이지만, 실제 시장 상황과 정부 여건을 보면 속내는 정부가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으니 도매시장이 알아서 ‘각자도생’하라는 것”이라며, 사실상 일본 도매시장이 자유경쟁 체제에 돌입한 상황으로 봤다. 일본의 도매시장 정책 방향이 공익적 기능을 강조하고 있는 우리와는 정반대라는 점이 눈에 띈다.)
# 도매시장 운영 부분의 권한을 개설자(지방자치단체)로 많이 넘겼다.
“시장 개설자에게 도매시장 운영과 업무에 대한 자유도를 부여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제3자 판매와 직접 집하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전체 시장의 70% 이상이 제3자 판매와 직접 집하를 완전 자율화하고 사후 신고만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직접 집하는 예상보다 많이 늘지 않았지만, 제3자 판매는 상당히 획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도매법인 간 연계와 타 시장과의 연계가 활성화되면서, 상호 간 거래 방식이 제3자 판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 도매법인 통폐합으로 점점 규모화되면 과점화 우려는 없나.
“광역권 유통이 되는 것은 거점 시장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국 단위로 수급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중앙도매시장을 직접 관리하기보다는 중요한 거점 시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지방도매시장도 점점 거대화되는 추세다. 예를 들어 나가노도매시장의 쵸우지스시청과와 나가노연합청과가 합병하면서 전국 도매시장법인 순위 2위로 급부상했다. 일본 정부는 도매시장법인의 통폐합과 도매법인 간 사업 연계를 권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도매시장법인이 물류 거점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유통·물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인 간, 또는 시장 간 통폐합 추세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부분을 농림수산성에서 주도해 끌고 갈 생각은 없다. 개설자 판단에서 추진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응할 생각이다.”
(앞으로 일본 도매시장 내 유통주체의 숫자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법인 수가 어느 선에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그 이유 중 하나로 정산기구의 중요성이 제기된다. 일본은 정산기구가 있어 어느 시장이든 중도매인이 도매시장 범위를 넘나들면서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법인들도 중도매인과 거래에 적극 나서는 특징이 있다는 점이 우리와 다른 부분이다. 일본에선 지방도매시장 통폐합의 부작용으로 지역 청과물이 점점 시장에서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 한국도 유통구조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도매법인의 영업이익이 많으니 도매시장 내 도매법인의 진출입
제한을 풀어 법인 간 경쟁을 유도하고 위탁수수료도 내리겠다는 인식이다.
“일본은 도매법인의 영업이익률을 따질 때 거래금액을 모수로 잡는다.(한국은 거래금액이 아닌 매출액, 즉 수수료 수입을 모수로 계산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 부분은 관습적으로 계속 이뤄졌던 것 같고, 일본은 도매법인의 수익이 제조업이랑 비교했을 때 10분의 1 수준으로 수익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도매법인 영업이익률이 높다고 보는 일본 내 여론은 없는 것 같다. 일본은 도매시장 내 도매법인의 진출입을 자유롭게 하는 부분은 개설자 판단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한국처럼 5년마다 도매시장법인의 재지정 조건을 붙여 지속가능한 영업을 보증할 수 없다고 한다면 아마 대단한 반발에 부딪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 도매시장의 경우 도매시장법인 허가를 위한 재무 등 경영상 요건 외에 도매법인의 별도 지정 조건이 없는 상황이며, 재지정 조건도 없다. 참고로, 일본의 청과부류 위탁수수료는 2004년 도매시장법 개정으로 5년간 준비 기간을 거쳐 2009년부터 완전 자유화가 단행됐다. 한국식품유통학회에서 발표된 자료 내용 중 ‘한·일간 도매시장법인의 수익성 비교’에 따르면 도쿄도 내 10개 청과법인의 평균 수수료는 2019년 기준 8.04%이고, 2022년 가락시장 청과부류 도매시장법인 5개사 평균은 4.79%다. 우리의 경우 법정 위탁수수료율 상한이 7%로 돼 있으며, 이 상한요율을 낮추는 개정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황이다.)
(또한 일본 도매시장법인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매수집하가 꼽힌다. 매수집하는 산지의 희망 가격을 맞춰주기 위해 위탁받은 후 사후적으로 매수 처리해주는 ‘위탁매수’ 유형과 지방도매시장이 물건을 전송받아 매수하는 유형, 크게 두 가지인데 두 유형 모두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데 산지보다 교섭력이 떨어지는 도매법인의 매수집하 비중이 40% 정도까지 급증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 도매시장법 개정을 통해 달라진 변화 중 하나가 도매시장법인이 위탁 판매 업자에서 매수 판매 차액 업자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한국은 ‘금사과’ 등 농산물 가격 문제가 도매시장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어떤가.
“농산물 가격 문제는 명확하게 수급 문제로 보기 때문에 도매시장 제도 문제를 거론하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도매시장 가격이 올라갈 때는 산지의 생산 자재비가 올라가거나 인건비가 올라간 것들이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산지의 불만이 많은 상황이며, 도매시장 제도나 유통 비용이 문제라는 식의 논의는 없다.”
# 화물트럭 운전기사의 초과 근무시간을 제한하는 규제가 시행되면서 일본 물류 체계가 대대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화물 운전기사의 근무시간이 연간 960시간을 넘어서지 않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연속 운행시간도 제한하고 있다. 2024년 4월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물류 2024년 문제’라고 표현을 하는데 2025년부터는 노력 의무를 부과하고 후년부터는 보고 의무를 부과한다. 보고 의무를 부과하게 되면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운송회사만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보내는 의뢰자도 책임을 지게 된다. 과거에는 남서쪽 지역인 미야자키에서 도쿄 중앙도매시장까지 1400㎞ 거리를 차로 19시간 동안 운행해 물건을 보냈는데, 이제는 어려워진다. 개별 물류가 아니라 공동 또는 통합 물류 체계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장거리 수송을 줄이고 트럭 운송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간 물류 거점에서 배나 기차로 바꾸는 ‘모달 시프트(Modal Shift)’가 추진된다. 또 적재율을 높이고 로트를 크게 해서 공동 수송하는 쪽으로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 물건을 기다리는 시간과 하역 시간을 줄이기 위해 파렛트 출하를 높이거나 트럭이 도매시장에 들어가기 전에 예약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이 진행되는 등 4개 유형으로 분류해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율이 높은 일본은 트럭 운전자의 장시간 노동 개선을 위해 2024년도부터 트럭 운전자에게 시간 외 노동 상한 규제를 적용하는, 이른바 ‘물류 2024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트럭의 수송 능력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물류시스템의 디지털 전환(DX)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구상으로, 물류 분야의 대대적인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이다. 농산물 도매시장도 일부 지방도매시장을 중심으로 거점 물류 체계가 구축되고 있고 이를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 앞으로 도매시장 정책의 추진 방향은.
“도매시장 규제는 풀어줄 만큼 다 풀어줬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자유화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도매시장 간의 연계, 계열화 등의 부분을 적극적으로 현장에서 활용해 줬으면 좋겠다. 농림수산성은 거점 물류 시설 정비 등에 지원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도매시장 물류 부문에서 일본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가 시장 간 연계에 의한 통합 물류다. 일본 물류 전문가는 “일본 농림수산성은 ‘강한 농업 만들기 종합지원 교부금’을 통해 도매시장 시설을 정비하는데, 기존의 도매시장이 수행하던 도매기능에 더해 물류 거점으로서 도매시장의 기능 강화를 추진하지 않으면 보조금을 지원해 주지 않겠다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
|
|
 |
|
| |
|
|
|
|
|
|
|
[한국농어민신문] “농업관측 정확도 제고…과원 재해예방시설 보급 확대” 
[한국농어민신문] 마늘·양파 농업경영체, 변경사항 등록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