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LMO 제품, 쇠고기가공품, 텍사스자몽…쌀까지 기웃
시효 다된 관세보다 실질적 무역 걸림돌‘비관세장벽’타깃 조준
농업인신문 유영선 기자 2025. 2. 14
“공화당은 미국 노동자와 농민을 불공정 무역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통상정책의 기본방향으로 설정한다.”
‘보편관세’ ‘보복관세’ ‘상호관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중심 통상정책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수출분야를 대상으로, 철강·알루미늄 관세 25% 이외에도 10%의 보편관세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를 통해 자국의 제조업 부활과 무역역공 태세를 선포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농산물 추가개방 내지, 농산물 상품 관련‘비관세장벽을 철폐하라’는 세분화되고 강력한 압박 수단을 예열 중이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 태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높지만, 우리 정부는 농업관련, 아직 침묵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내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강력 수단으로, 우선 농산물 수출 확대를 꼽는다. 그도 그럴것이 미국 농산물 수출 분야는 최강 경쟁력을 갖췄다고 인정하면서도 최근 수출 성장률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를 경제 성장 잠재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농산물 수출실적은 2022년 1천960억달러, 2023년 1천750억달러 등이고, 지난해의 경우는 전년과 비슷한 상태로 잠정 예측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농산물 수출 성장률의 퇴보는 그만큼 시급히 다뤄야 할 경제 활력 우선 과제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장 올 1월 다시 구성된 미 무역대표부(USTR) 산하의 농산물무역자문위원회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무역자문위는 농업생산자대표 중심의 농업정책자문위원회 등 7개 분과 무역자문위(ATAC)로 나뉘고 총 53명으로 짜여져 있다. 이들 자문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검증을 거친, 면면이‘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강성 멤버라는게 무역대표부의 자체 총평이다.
한미FTA 협상 당시 쌀을 협상 대상에서 제외했을 때‘나쁜 선례’라고 지적하는 동시에,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과 동식물 검증 호혜·동등성을 강력 주장했던게 분과 ATAC가 중심이었다. 이들이 강성 대오를 갖췄다는 뜻은 농산물 수출분야의 집중 공략을 의미한다. 최근 미 USTR은 미국에 불공정할 수 있는 관행을 설명하기 위해, 1월20일 트럼프 대통령 서명 각서‘미국 우선 무역 정책’기준에 따라 대외 무역 관행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농산물 무역에 있어서 탈출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 대상 농업분야 주문은, 관세 문제보다 USTR가 해마다 무역장벽보고서에 열거했던‘비관세장벽’에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USTR이 지난해 발표한‘대외 무역 장벽에 대한 2024년 국가 무역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의 동식물 위생검역(SPS) 생명공학제품(LMO) 등에 대해 규제 시스템‘장벽’으로 묘사하고 있다. 2008년 광우병(BSE) 이후‘과도한’조치는 16년동안 유지돼 다진 쇠고기 패티, 쇠고기 육포, 소시지를 포함한 가공쇠고기 제품의 수입이 여전히 금지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반추동물 성분이 포함된 반려동물 사료도 여전히 미공개 상태로 시장접근을 못하고 있다고 게재했다. 이외에 블루베리 시장확대, 사과·배, 텍사스 자몽, 캘리포니아 핵과류 등의 검역이 여전히 보류중인 점도 지적했다. 수입 허용범위 농약 잔류 한계(MRL)에 대해서도 범위를 낮춰야 한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아직 비상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계부처 합동 회의를 개최하는 등 분야별 대응방향을 찾고는 있으나, 농산물 수입 개방에 대한 대책은 언급조차 없는 상황이다. 관세 부과와 관련된 ‘수출전략회의’에 논의가 나오는 정도다.
농업분야 통상외교 전문가인 GS&J인스티튜트 서진교 원장은“만약 미국이 농업분야 협상을 걸어온다면, 환경규제·기술규제의 예외, 동식물 위생검역의 완화, 생명공학제품(LMO)의 국내 판매 허가 등 다양하게 요구해왔던 기존 내용이 더욱 표면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미FTA를 통해 단계적 관세철폐 시효에 이른 관세문제보다는 시장개방에 실질적 걸림돌로 작용하는 비관세 부문의 규제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서원장은 쌀에 대해서도 관세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관련된 여러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논의해야 한다는게 서 원장의 강조사항이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관세문제로 라면·과자·커피 수출 기업들은 걱정하면서 정작 몇 안남은 농산물 시장을 어떻게 지킬지, 농민들을 어떻게 보호할지 언급조차 없다”면서 “이제 정부는 FTA피해보전직불금이나 상생협력기금 그런 것 말고 제도적으로 농업을 지키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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