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과수산업 중장기 과제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2025. 2. 11
한반도의 지속적인 기온 상승 등 기후변화에 대한 과수분야 대응을 위해서는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의한 주요 과수 작목의 재배지 변동 예측과 함께 기상재해 조기경보 서비스 확대, 새로운 재배기술 및 품종 개발, 농작물 재해보험 적용 확대 등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강원도 사과 재배면적 확대
제주지역 감귤 재배 준 대신
남해안·일부 전북지역서 증가
이는 전지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장이 최근 발표한 ‘기후변화로 인한 국내 과수산업 변화와 중장기 과제’ 연구 내용으로, 전지혜 소장은 “사과의 경우 기후 온난화 등으로 경북, 충북 재배면적은 감소하고, 지난 10년 동안 강원도 지역 재배면적이 확대 됐다”고 분석했다. 배는 재배면적이 전반적인 감소 추세로, 주요 산지인 전남 나주와 경기도 안성 지역 감소폭이 크고, 감귤은 제주지역 재배면적은 감소했으나 남해안 및 일부 전북지역 재배가 증가세에 있다는 게 전 소장의 설명이다.
기후 온난화는 과수 개화기 저온피해의 주요 원인으로, 개화기 저온 피해는 2018년 이후 매년 발생하고 있다. 피해 면적은 2018년 3만3819ha, 2020년 3만7111ha, 2021년 2만6057ha, 2023년 3만7846ha. 특히 2023년은 2018년 이후 피해 규모가 가장 큰 해였으며, 이 때 사과·배·단감 등 과수 작목 생산량이 급감했다. 3월 이상고온 후 4월 저온 시 저온피해가 많이 발생하는데, 개화기가 빨라져 저온 노출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이 그 이유다. 역대 3월 평균기온을 살펴보면 2023년이 평균 9.4℃로 가장 높았고, 2021년 8.7℃, 2018년에 7.9℃를 기록했다.
현재 아열대기후대 10.3% 수준
2050년 56%까지 확대 전망
재배지 변동 예측범위 넓히고
기상재해 조기경보 서비스 확대
새 재배기술·품종 개발 시급
전지혜 소장은 기후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현재 전국토의 10.3%(제주도, 남해안) 정도인 아열대기후대가 2050년경에는 56%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기후변화 시나리오(SSP5)를 감안할 때 50여년 뒤에는 사과 재배 적지가 전국적으로 사라지고, 복숭아는 강원도 등으로 재배 적지가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감귤은 재배 적지가 제주도에서 남해 및 동해안 등 해안지역으로, 키위의 경우 전남·경남·전북·경북 지역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지혜 소장은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응한 과수 품목의 중장기 과제로 가장 먼저 기후변화에 의한 과수 및 재배 환경 영향 평가를 주문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 시나리오별 재배지 변동 예측 범위를 넓히고, 주요 과수 생산성 및 상품성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한 과수 병해충 유입 및 영향평가, 관리방안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후에 적응한 안정적인 생산기반 구축도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기상재해 조기경보 서비스’ 확대를 주장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기상 발생이 빈번해진 만큼 농업인들이 기상재해에 대한 조기경보를 받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상기상에 대응할 수 있는 재배기술 개발·보급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지혜 소장은 무엇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으로 ‘품종 개발’을 꼽았다. 기온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해 온대·아열대 과수 품종을 개발·보급하는 한편, 동시에 아열대 작물 병해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농진청 차원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한 온대과수 품종을 연구하고 있는데, 2024년까지 사과 등 8개 작목·48개 품종을 개발해 보급했다. 온대과수의 경우 고온에서 착색이 잘 되거나 자가결실성이 있어 봄철에 결실률이 높고, 저온요구도가 낮은 품종 등을 개발·보급 중에 있다. 아열대과수에서는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하면서 앞으로의 소비 확장성이 높은 품종 선발·보급에 힘쓰고 있다.
전지혜 소장은 이번 연구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새로운 과수 작목이 도입되고 바뀌게 된다”라며 “따라서 농작물재해보험 대상 작목 및 대상 재해 범위 확대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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