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편법 장외거래 규모가 수천억원대로 추정된다니 분통이 터지지만, 한편으론 상인들의 속성이란 게 이윤을 좇는 거니까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이 더 큰 거 아닌가요? 상황이 이런데도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해야 된다는 사람들이 있다니 제 정신인지 묻고 싶네요.”(전북 장수군 사과농가)
중도매인 불법·편법 장외거래 문제가 현재 가락시장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시장도매인제로 불똥이 옮겨 붙는 모양새다. 시장도매인제가 중도매인들에게 농산물의 수집과 분산 권한을 함께 부여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산지 농가는 물론 출하조직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경남의 한 산지출하조직 대표는 “수집은 도매법인이, 분산은 중도매인이 맡도록 강제로 쪼개놔도 중도매인들의 불법·편법적인 직거래가 판을 치는데, 중도매인들에게 다 맡기면 과연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거래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이유로 현재 시장도매인제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 ○○시장에 대해서도 산지에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충남 천안의 배 출하자단체 관계자는 “중도매인들의 불법·편법 장외거래는 직접 유통을 해 본 사람들에겐 십수년도 더 된 해묵은 비밀”이라며 “가락시장뿐 아니라 웬만한 규모의 도매시장에 만연해 있는데, ○○시장이라고 다를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시장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솔직히 ○○시장에서 시장도매인들이 장외거래를 한다는 얘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시장도매인들의 산지 출하처 선정과 대금 결제 과정이 불투명하다보니 외부로 드러나지만 않았지, 털면 털리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불법·편법 장외거래에 대한 실태 조사를 가락시장 중도매인과 ○○시장의 시장도매인 등 전체 유통인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향후 농산물 거래방법을 시장도매인제보다는 상장 경매제를 중심으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가락시장의 한 유통인단체 관계자는 “중도매인의 불법·편법 장외거래 문제는 아직도 우리 농산물 유통의 목표가 공정성을 잣대로 농가를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라며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시장도매인제 도입 논의는 이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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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중도매인 ‘장외거래’ 판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