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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착취·인신매매 등 인권문제 여전
외국인노동자, 고용 농업인 모두 피해
농어촌 인력난 해소 근본취지 살려야
거창군, 민간 브로커 배제 전담팀 운영
농업인신문 백종수 기자 2025. 2. 7
외국인 계절노동자 체류규모가 지난해 5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외국인 계절근로제를 법무부의 ‘출입국 관리정책’ 으로 제한하기보다는 농업·노동 정책으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외국인 계절노동자 법적 보호체계와 농업·농촌의 특수성을 고려해 별도의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지원 의원, 임미애 의원, 대한변호사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외국인 계절노동자 제도개선 토론회’ 가 지난달 21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열렸다.
박지원 의원은 개회사에서 “계절노동자는 파종기, 수확기 등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일손이 필요한 농어촌에 꼭 필요한 분들이자 지역경제를 지탱하며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 더불어 살아갈 이웃” 이라며 이민청 설립, 외국인 비자문제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미애 의원은 “각 시·군이 해외 지자체와 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브로커가 개입해 계절노동자에게 온갖 수수료 명목으로 급여를 착취하며 배를 불리는데 법무부는 손놓고 있다” 라며 농식품부와 해수부도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는 등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변협회장도“관련 법령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모집·송출·운영 등의 과정에서 브로커가 개입해 임금을 갈취하는 등 제도적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라며 외국인 계절노동자 역시 이주노동자로서 인권을 보장받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토론에서는 외국인 농업노동자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 미비로 체불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사설 브로커의 임금착취와 불법 인신매매 등이 집중 거론됐다.
이소아 변호사는“농업인 노동집약적이고 계절적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음에도 외국인노동자 고용과 관련한 법률이 농업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계절근로와 관련한 인신매매적 노동력 착취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법적 미비로 인해 외국인 계절노동자가 산업재해 보상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등 ‘간이대금지급금(소액체당금) 적용제외자’ 가 돼 임금체불 시에 구제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주외국인 근로자 중 농어업 계절 이주 근로자만 법령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출입국관리법 개정, 농어업고용인력지원특별법 개정 등 법적 보호장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보람 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팀장은 “2024년 한해 동안 외국인 계절노동자의 체류규모가 5만4000여 명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도에 견줘 두 배 증가한 수치” 라며 이들이 농어촌 노동력의 핵심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이 팀장에 따르면 사설 브로커들은 외국인노동자들에게 항공료와 수수료 등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고, 계약서 작성과정에서 존재하지 않는 채무를 강요하는 사례가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과 통장을 압류하는 경우도 지적됐다.
국가인권위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외국인 계절노동자에 대한 노동력 착취와 강제노동은 인신매매로 간주될 수 있다”라며 노동자의 취약성을 이용한 착취 행위가 ‘유엔 인신매매방지의정서’에 따라 불법으로 간주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외국인 계절근로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는 경남 거창군의 이민호 팀장은 해외 지자체와의 직접 협약과 송출 관리, 외국인 지원시스템 구축, 급여관리제도 시행 등을 통해 브로커 개입 차단, 노동자와 고용주 간 분쟁 예방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고기복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위원장은 “현재와 같은 출입국 정책으로 운영되기보다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농업정책으로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라며 농어촌지역 경제와 농업 인력난 해소, 노동자 권리보호가 가능하도록 법률를 제정하고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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