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소비 줄어도 수입 안줄어…연 20만t 넘어
상당수 음식점에서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
수입업자 점조직 유통…실태파악조차 안돼
“국산김치는 배추를 절여서 담그지만, 수입김치는 절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입김치는 물에 넣으면 양념이 쉽게 풀어지는데, 식당에서 확인해 보면 대부분 수입김치입니다.”(서울 가락시장 도매법인 관계자)
“요즘 식당이나 외식업체들치고 진짜로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곳이 과연 몇 %나 될까요? 표시는 국내산으로 해놓고 값싼 중국산을 사용하는 업소들을 강력히 단속해야 합니다.”(산지유통인단체 관계자)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음식점 관계자들에겐 철퇴를 가해야 합니다. 배추를 비롯한 채소류 값이 장기간 약세를 보여 농업인들의 심정이 말이 아닌데 김치 원산지를 속이다니요. 그들에겐 철퇴뿐입니다.”(배추 재배 농업인)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김치의 원산지표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업인들과 시장 관계자들은 “무·배추 값이 농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만큼 원산지 단속을 통해 국산 채소류 소비가 늘도록 해야 한다”며 “단속 기관은 우리 국민들의 김치 소비량이 점차 줄고 있는 가운데서도 외국산 김치의 요식업계 장악력이 계속 커져 김치 재료가 되는 채소류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김치 소비량은 10여년 전 100ｇ 정도에서 지난해 60ｇ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외국산 김치는 매년 20만t 이상씩 꾸준히 수입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2년 21만8844t이었던 수입량은 2013년 22만218t으로 늘었고, 올해도 9월까지 이미 15만5322t이 들어왔다. 전체 김치 소비시장은 줄어드는데 수입김치는 소폭이지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국내산 무·배추·건고추·마늘 등 대부분의 채소류 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김치 수입량은 여전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외국산 김치가 상당수 식당에서 국내산 김치로 둔갑돼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김치 원산지 위반 단속현황을 보면 2012년 870건이던 적발 건수는 2013년 1183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9월 말 현재 이미 1017건에 달하고 있다. 게다가 수입김치의 경우 아직까지 유통경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수입김치가 국내 채소류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 유통현황 연구를 검토했었지만, 소규모 수입업자들이 국내에 들여와 점조직 형태로 유통을 시키고 있어 실태 파악은 물론 현장 접근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김치 원산지 허위표시로 인한 국내 농가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11월3일부터 대규모 단속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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