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지역발전지수 조사
화성시 1위, 과천·성남 뒤이어
완주군, 50위권 내 첫 진입
쉼터로 주목 받았던 군지역
포스트 코로나로 상위권 탈락
인구 빠르게 줄어 주민활력 약화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2025. 2. 4
지난해 도농간 생활서비스 격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쉼터로 주목받았던 군 지역이 2024년엔 다소 힘을 잃은 모습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은 최근 KREI 농정포커스 ‘2024 지역발전지수(RDI)’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역발전지수는 지역의 발전 수준과 함께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체계로, 삶의 영역을 삶터(생활서비스 지수)와 일터(지역경제력 지수), 쉼터(삶의 여유공간 지수), 공동체의 터(주민활력 지수)로 구분해 각 영역별로 지역의 발전 수준을 산출한다. 2007~2008년 농경연에서 처음 개발했으며, 2012년부터 격년 단위로 발표하고 있다.
각 영역별 값을 가중 합산해 종합한 ‘2024년 지역발전지수’ 결과 경기 화성시·과천시·성남시·하남시·수원시가 1~5위를 차지한 가운데 전북 완주군이 상위 50위권에 처음 포함됐다. 2022년 54위에서 6계단 상승한 48위다. 네 개 영역 중 생활서비스 지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농경연은 “노후주택 비율이 감소했고, 상하수도 보급률이 증가했으며, 학원 및 노인복지시설이 늘어나 지수값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상위 50위권 중 군 지역은 광역시에 소속된 지자체인 부산 기장군(30위)·대구 달성군(31위)·울산 울주군(36위), 혁신도시가 위치해 인구와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충북 진천군(39위)이 있다. 또, 삶의 여유공간 지수 순위가 높은 전남 화순군(42위)까지 더해 총 7개소다.
영역별로는 보면, 생활서비스 지수의 도농간 격차는 여전히 컸다. 생활서비스 지수 상위 50위에는 일반시 21개 중 17개, 도농복합시는 56개 중 28개가 각각 포함된 반면, 군은 82개 중 5개(화순·기장·무안·완주·달성)에 불과했다. 군 지역의 지역경제력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경제력 상위 지자체는 수도권을 비롯해 광역시 주변 시군이고, 상위 50위에 군 지역은 9개소(음성·울주·진천·함안·칠곡·기장·달성·완주·고령)로 2022년보다 3개소 감소했다. 삶의 여유공간 지수에도 변화가 확인됐다. 삶의 여유공간 지수 상위 50개 시군 가운데 군은 2020년에 29개소에서 2022년에 33개소로 늘었다가 2024년엔 30개소로 줄었다. 농경연은 “2022년 지역발전지수 때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군 지역의 약진이 있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군 지역이 상위권에서 탈락하고 그 자리에 도농복합시들이 진입했다”고 밝혔다.
군 지역의 주민활력 역시 약화되고 있다. 주민활력 지수는 신규 인구 유입 정도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지난 5년간(2018~2023년) 인구 증가율은 일반시는 2.5%, 도농복합시는 0.77%, 군은 𔃀.64%로 나타났다. 농경연은 “도시지역으로 인구가 집중되고 농촌지역에서는 인구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2022년 당시보다 군 지역의 인구는 더욱 빠르게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경연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농촌 소멸위험지역도 제시했다. 읍면 단위의 농촌 소멸위험 정도를 측정하고, 시군 내 전체 읍면 중 소멸위험 읍면의 비율을 활용, 시군 단위 소멸위험지수를 계산했는데, 그 결과 전체 1404개 읍면 중 51.7%에 해당하는 726개 지역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소멸위험이 가장 큰 지역은 경북 의성군으로 나타났다. 전체 읍면의 94%가 소멸위험에 처해 있으며, 경남 의령군은 92%, 경북 영천시는 91%를 기록했다. 소멸위험이 큰 지역은 지역발전지수와도 연계된다. 특히 ‘주민활력 지수’와 ‘지역경제력 지수’가 일반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것이 농경연의 분석.
농경연은 ‘삶의 여유공간 지수’는 소멸위험이 큰 지역이 일반 지역보다 더 높은 값을 보인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들 지역이 지니고 있는 문화휴양기반 등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강점을 살리는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지역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절실하다는 시사점을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성주인 농경연 농촌환경연구본부장은 “올해 지자체들이 ‘농촌공간재구조화법(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농촌공간계획 수립을 해야 하는데, 이때 우리 지역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예를 들어서 주민활력이 다른 지역보다 순위가 낮다 또는 지역경제력은 더 높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짚어보는 근거 자료로 지역발전지수를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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