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1월31일 대설 피해를 본 충남 논산의 한 축사를 찾아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대설 피해 충남·전북지역에 집중
젖소·돼지·오리 가축 폐사 발생
농식품부, 이달 8일까지 피해 접수
“재난지원금 조속 지원 노력할 것”
농민신문 당진·청양=김민지, 완주=윤슬기, 이민우 기자 2025. 2. 2
“새벽에 무너졌기에 망정이지 낮이었으면 밥 먹던 젖소들이 다 깔렸을 겁니다.”
충남 당진시 정미면에서 젖소 94마리를 사육하는 김근주씨(67)의 496㎡(150평) 규모 축사 지붕이 1월28일 내린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폭삭 주저앉았다. 붕괴가 일어난 시각이 새벽이라 지붕이 무너진 사료조 쪽에 젖소와 사람이 없어 가축·인명 피해는 피할 수 있었지만 피해액이 수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막막한 심정을 내비쳤다.
설 연휴를 덮친 대설로 전국 곳곳에서 축사가 무너지고 시설하우스가 내려앉았다. 젖소·돼지·오리 등 가축 피해도 잇따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농가는 망연자실한 상태다.
젖소와 한우 150마리를 키우는 김대용씨(67·전북 완주군 비봉면)는 “젖소는 착유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급한 대로 근처 축사로 (소들을) 옮겼지만 눈 때문에 미끄러워서 무너진 지붕을 철거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며 “철거·복구가 시급한데 (제때 작업하지 못해) 추가 피해가 발생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661㎡(200평) 규모 비닐하우스 3동의 지붕이 무너진 이용화씨(65·충남 청양군 청양읍)도 “20년 넘게 이곳에서 농사를 지었는데 이런 폭설 피해는 처음인 것 같다”면서 “다행히 시설에 대한 재해보험엔 가입돼 있지만 아주심기(정식) 전에 비닐하우스 복구를 서둘러야 해 갑갑하다”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월26∼29일 대설 탓에 발생한 농업분야 시설 피해는 4㏊ 규모로 집계됐다. 30일 오후 5시 기준 시설하우스 51동 2.60㏊가 피해를 봤고, 축사는 33동 1.46㏊가 붕괴됐다. 창고 등 기타 시설 피해면적은 0.42㏊로 조사됐다. 젖소 15마리, 돼지 3마리, 오리 7500마리가 폐사하는 피해도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충남과 전북에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전북의 시설하우스 피해면적은 2.19㏊로 전체 시설하우스 피해의 84%를 차지했다. 축사 피해는 거의 대부분이 전북(0.76㏊)과 충남(0.65㏊)에 집중됐다.
세부적으로 시설하우스는 전북 진안(1.26㏊)·장수(0.40㏊)와 청양(0.35㏊) 등지에서 피해가 컸고, 축사 피해는 진안(0.34㏊)·완주(0.19㏊)와 충남 논산(0.21㏊) 등지에서 주로 발생했다.
지역별로 피해 접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피해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8일까지 추가 피해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정부와 농협 관계자들은 피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1월31일 대설 피해를 본 논산의 한 축산농가를 찾아 피해 상황을 살폈다. 같은 날 지준섭 농협중앙회 부회장은 대설 피해가 발생한 청양의 멜론 재배농가와 돼지 사육농가를 방문해 위로했고,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도 축사 지붕이 무너진 완주지역 축산농가를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농협은 시설·가축 피해 현황을 조속히 파악해 이른 시일 내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 부회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각종 재해로 농민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농협 차원에서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대설로 산지에서 복구 작업을 하기 어려워지면서 농산물 출하 지연 등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비축물량 등 정부 가용물량을 활용하는 한편 생육관리협의체 운영 등 산지 모니터링을 강화해 수급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송 장관은 “피해 현장 조사와 손해평가를 신속히 완료해 재난지원금과 재해보험금이 조속히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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