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제주 서귀포 제주남원농협 고일학 조합장(맨 오른쪽), 김용남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본부장(맨 왼쪽), 고우일 제주농협본부장(오른쪽 두번째부터), 이춘협 농협경제지주 제주본부 부본부장이 선별 작업을 앞둔 만감류 ‘레드향’을 살펴보고 있다.
② 제주 서귀포 제주남원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 만감류가 쌓여 있다.
설 차례상 물가 역대 최고였다지만...농가는 ‘냉가슴’
농민신문 서귀포=심재웅, 영천=김다정 기자 2025. 1. 31
소비부진은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만감류 시세는 대개 명절 연휴 직전까지 오르다 연휴 직후 하락세를 시작하는데, 올 설에는 연휴에 접어들기도 전에 시세가 꺾였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올 설 연휴 직전인 1월 27일 거래된 ‘레드향’ 상품 평균 가격은 2만1229원으로 직전 거래일인 25일 가격(2만8524원) 대비 약 25%(7295원) 급락했다. 지난해 설 연휴을 앞둔 시점인 2월 6~8일 거래 가격이 2만7977원에서 34원으로 줄곧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된다. ‘샤인머스캣’ 포도(2kg 상품)도 1월27일 1만2474원에 거래돼 2만~2만2000원이었던 지난해 설 연휴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변승운 중문농협 APC 단장은 “만감류 가격에 대한 농가 기대가 높았지만, 연휴 전부터 시세가 주춤했다”며 “성수기 이후 시세 하락세가 가속화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농가들은 설 연휴 직전 올해 차례상 물가가 역대 최고라는 보도가 쏟아지면서 농산물이 일부 소비자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것이 억울할 지경이다. 또 명절 성수기 직후엔 소비가 한층 더 위축되는 게 일반적이어서 향후 유통이 걱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다가 명절 이후에는 선물용인 대과보다는 중소과를 선호하는 소비 경향도 판매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고종수 제주감귤농협 서부 APC 소장은 “올해는 이상 기후로 만감류 열매 터짐 피해가 커 대과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먹기 편한 중소과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서 설 대목에 팔지 못한 대과 판매가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산지에선 판매 전문 조직을 중심으로 소비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진우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상무는 “만감류 품목별 재고 현황 등 산지의 어려움을 자세히 파악해 소비 촉진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전체적으로 소비가 침체된 상황이지만 판매를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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