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국고 지원 예산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사랑상품권 축소 발행이 불가피해졌다. 정부·여당이 국고 지원에 여전히 선을 긋는 가운데, 야당은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을 재발의하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압박하면서 공세를 높이고 있다.
최근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대덕)은 지역사랑상품권 운영에 대한 국가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을 재발의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을 지역경제 마중물로 보는 민주당은 올해처럼 관련 정부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지자체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업무에 차질을 빚는 일은 막겠다는 구상이다. 지자체는 국고와 지방비를 투입해 지역사랑상품권을 액면가보다 할인해 판매하는데, 국고 보조가 사라지면 할인율·발행총액을 줄일 수밖에 없다.
박 의원은 지난해에도 같은 취지의 개정안을 발의했었다. 해당 법안은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했지만 정부의 예산편성권 침해 등을 우려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결국 폐기됐다.
폐기된 개정안과 달리 새 개정안에는 정부가 지자체의 재정 부담 여력에 따라 국고 보조 신청액 일부를 감액할 수 있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재정 여건이 좋은 지자체가 지역사랑품권을 많이 발행하고 그만큼 국고 지원도 더 받는 문제가 지적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이 최근 열을 올리는 ‘민생 추경’에도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예산이 핵심이다. 앞서 민주당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대규모 추경 편성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여기에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민주당은 추경 편성과 법 개정을 같이 이뤄 조속히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좁히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여당은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 필요성엔 일부 공감하면서도 전 국민에게 지역화폐로 25만원씩 지원하는 건 민생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재발의한 ‘지역사랑상품권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거부권을 또다시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최근 민주당에선 공공기관 등이 경상적 경비의 일정 비율은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사용하도록 한 ‘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화순)이 대표 발의한 해당 법안은 공공기관·지방직영기업·지방공사·지방공단 등에 대한 지역사랑상품권 구매·사용 의무가 법에 규정돼 있지 않아 이들 기관의 참여도가 낮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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