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1.1% 감소 두고 “체감상 더 급감” 목소리
농식품부는 53.3kg 적용해 양곡정책 추진 혼선 우려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2025. 1. 27
통계청의 쌀 소비량 통계에 대한 의구심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 부처의 예상 통계와 차이를 보이고, 소비가 급감했다는 현장의 목소리와도 차이가 있어 향후 양곡정책 추진 시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은 지난 1월 23일 ‘2024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 가구 부문 1인당 연간 양곡 소비량은 64.4kg으로 전년인 64.6kg과 비교해 0.3%가 줄었다. 1인당 연간 양곡 소비량은 해마다 감소세를 보였고, 30년 전인 1994년(120.5kg)과 비교해선 절반 수준에 그쳤다. 보리쌀, 밀가루, 잡곡류, 두류 등을 포함한 1인당 연간 기타 양곡 소비량은 8.6kg으로 전년 8.2kg에 비해 4.9%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농가와 비농가별 연간 양곡 소비량에선 비농가의 양곡 소비량 감소폭이 농가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의 1인당 양곡 소비량은 94.5kg으로 전년(96.2kg) 대비 0.8%가 감소했지만, 비농가의 1인당 양곡 소비량은 62.9kg으로 같은 기간 대비 0.2% 줄었다.
그동안 통계청 양곡 소비량 조사 가운데 정확성에 의문이 들었던 쌀 소비량 통계는 올해 발표에서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대목이다. 통계청은 2024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55.8kg으로 전년 56.4kg과 비교해 600g인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2023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전년 대비 0.6%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컸다. 현장에선 이 같은 통계 결과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2023년 결과에 비해선 통계 결과가 일부 개선됐다고 보는 측면도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쌀 소비량 감소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A 농협 통합RPC(미곡종합처리장) 대표는 “전년과 비교해 쌀 소비량 감소폭이 더 크게 나온 것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쌀 소비가 급감했다는 느낌을 지난해는 많이 받았다”며 “(통계청의 발표보다) 쌀 소비 감소가 더 많았을 것으로 보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농림축산식품부가 2024년산 쌀 수요량을 전망하면서 적용한 1인당 쌀 소비량과 이번 통계청의 조사 발표와도 차이가 나면서 현장에선 쌀 수요와 공급을 두고 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는 2024년 쌀 수급 및 전망에서 2024년산 쌀 수요량을 352만9000톤으로 봤다. 이에 대한 근거는 1인당 쌀 소비량 53.3kg을 적용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현장에선 어느 통계에 맞춰 올해 쌀 판매 계획을 세워야 할지 고민스럽다는 입장이다.
B 농협 통합RPC 대표는 “농식품부가 2024년산 쌀 수요량과 생산량을 감안해 수급전망을 하면서 ‘올해는 수급 전망이 빠듯할 것이다’고 했는데, 통계청의 발표를 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든다”며 “어느 통계에 맞춰 쌀 판매를 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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