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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농정신문] 수입과일 ‘한가득’ 하나로마트, 그 한켠 ‘넘흐 비싼’ 국산과일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5-01-27 |
조회 |
646 |
| 첨부파일 |
66209_44273_1615.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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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소재 평창영월정선축협 하나로마트 매장에 진열된 국산 샤인머스캣 포도 포장지에 "넘흐(너무) 비싼 샤인머스캇"이라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다. 이 포도는 페루에서 수입된 포도 바로 옆에 진열된 상태였다.
②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소재 평창영월정선축협 하나로마트 매장에 진열된 국산 샤인머스캣 포도(왼쪽)는 페루에서 수입된 포도와 나란히 진열된 상태였다. 이 국산 포도의 포장지엔 "넘흐(너무) 비싼 샤인머스캇"이라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③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소재 평창영월정선축협 하나로마트 매장에 진열된 호주산 오렌지(오른쪽). 이 오렌지와 뉴질랜드산 골드키위 사이엔 국산 골드키위가 끼여 있었다
④ 평창영월정선축협 진부하나로마트 매장에 진열된 베트남산 용과와 페루산 씨없는 크림슨 포도.
국산농산물, 수입농산물과 나란히 배치된 채 ‘가격경쟁’ 중
농협 차원 지도 불구하고 당당히 수입농산물 파는 조합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2025. 1. 25
농민들이 잠시만 감시의 눈초리를 거둬도 농축협 하나로마트엔 수입농산물이 슬그머니 ‘복귀’한다. 일선 지역농협에서 수입농산물을 하나로마트에 진열할 시 내거는 명분인 △다문화가정 배려 △품목 구색 맞추기 등의 명목으로 해석하기엔 진열하는 물품이 너무나 많고, 진열 과정에서 농민을 향한 예의마저 상실하는 사례까지 나타난다. 농민단체에서 수입농산물을 넣지 말라고 규탄해도 일시적으로 빼는 시늉이나마 하면 다행이고, 오히려 위와 같은 명분을 내걸며 진열을 포기하지 않는 조합장들도 있다.
지난 20일 방문한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소재 평창영월정선축협 하나로마트 매장. 이곳 구석에 마련된 과일 진열 공간엔 상당량의 수입 과일이 진열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진열된 과일은 △필리핀산 바나나 △태국산 노란속살망고 △미국산 석류 △칠레산 아보카도 △호주산 오렌지 △미국·칠레산 레몬 △각종 페루산 포도(블랙사파이어·청포도·크림슨 등) △베트남산 용과 △이스라엘산 레드자몽 등이었다.
이토록 다양하고 많은 물량의 과일로 진열대 공간 대부분을 채운 것도 농민들로선 실소를 금치 못할 사안이지만, 이곳의 국산·수입농산물 진열 방식을 살펴보니 더 큰 문제들이 발견됐다.
첫째, 국산·수입농산물을 진열대에 나란히 배치해 ‘가격경쟁’을 붙였다는 점이다. 냉장 진열대에 나란히 오른 국산 샤인머스캣과 페루산 거봉 포도를 살펴봤다. 국산 샤인머스캣 한 봉 가격은 9070원, 페루산 거봉 포도 한 봉 가격은 5260원이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페루산 포도를 국산 포도 바로 옆에 배치해 가격경쟁을 붙인 셈이다.
물론 중량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페루산 거봉은 478g, 국산 샤인머스캣은 756g이기에 완전히 동일 선상에서 가격을 비교하긴 애매할 수도 있다. 그러나 두 포도의 부피 자체는 큰 차이가 안 났으며, 100g당 가격으로 따질 시 페루산 거봉은 1100원, 국산 샤인머스캣은 1200원이었다.
둘째, 그냥 나란히 국산·수입농산물을 배치한 것도 문제일 판에 국산농산물에 ‘페널티’까지 부과했다. 위에 거론한 국산 샤인머스캣 포장지엔 ‘넘흐(너무) 비싼 샤인머스캇(샤인머스캣) – 국내산’이라 적힌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국산농산물 판매를 권장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바로 옆에 배치한 수입농산물보다 ‘넘흐 비싼’ 농산물이라고 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무의식중에 이 포도의 구매를 꺼리게끔 유도했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셋째, 백번 양보해 ‘다문화가정 배려’ 명목으로 과일을 진열한다 해도, 과할 정도로 다양한 나라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상황이다.
농업·건설업 등에 종사할 목적 또는 한국에서 새 삶을 살 목적 등으로 한국에 오는 이주민의 대다수가 동남아시아에서 온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녕 그들을 ‘배려’할 명목이라면 동남아시아 국가(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의 과일만 최소한으로 진열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동남아시아와 완전히 동일한 환경·풍토를 가진 곳들이라 보기 힘든, 남아메리카의 페루·칠레에서 수입된 과일까지 들여오는 건 ‘다문화가정 배려’ 명분의 허구성을 보여준다.
한편 진열된 물품 중엔 이스라엘산 레드자몽도 있었다. 최근 휴전을 맞이하긴 했으나, 2023년 10월 이래 올해 초까지 팔레스타인에서 각종 전쟁범죄 및 학살을 저질렀던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 주장이 세계적으로 거셌으며, 그 일환으로 먹거리를 포함한 이스라엘산 상품의 판매·구매 중단 촉구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 보이콧엔 국내 생활협동조합(두레생협, 한살림 등)들도 동참 중이다. 그러나 또 다른 협동조합인 농협 조직은 이스라엘산 먹거리의 판매를 중단하긴커녕, 이스라엘산 레드자몽을 포함한 수입농산물이 대대적으로 판매되는 상황 자체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다는 현장 농민들의 지적이 제기된다.
농협중앙회(회장 강호동)는 설 연휴를 앞두고 다시금 농협중앙회 지역본부들에 ‘수입농산물 판매 자제’를 촉구하는 지도공문을 보냈다.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 지역본부 차원에서도 이에 따라 지도활동을 진행 중이긴 하나, 대대적으로 수입농산물을 하나로마트에서 빼내기엔 역부족인 모양새다.
농협경제지주 강원본부 측은 지도활동 진행 과정에서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그 고민이란, 지역 농축협 조합장 또는 직원 중 위에 거론한 ‘다문화가정 배려’ 등의 명목을 들며 수입농산물 판매를 계속 유지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법적으로든 농협 규정상으로든 ‘지도’ 이외의 처벌 또는 강력한 규제를 가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 농축협에선 농민조합원들의 조직적 항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입농산물 계속 판매’를 당당히 고집하는 조합장·직원들이 물의를 빚기도 한다. 지난해 모 지역농협에선 농민조합원들이 하나로마트 내 수입산 바나나 등을 빼라고 항의하자 “우리가 판매하지 않는다고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등 다른 곳에서) 구매 안 하는 게 아니지 않냐”, “당신(항의한 농민조합원)도 (수입) 바나나 먹지 않냐” 등의 발언을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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