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이후 내리막, 13일 기준 10kg 상품 3008원…3000원대도 위협 불구
일부 언론 ‘이른 한파로 상승’ 운운…농가 “김장철 앞두고 시세 흔들기” 분통
배추 값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여론은 그와 반대쪽으로 향하고 있어 재배 농가들과 관련 유통인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올해 배추 가격 안정세 전망’, ‘김장철 앞두고 이른 한파 올 경우 가격 상승 우려’ 등 현장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
배추시세는 폭락조짐이다. 가락시장에서 지난 7일 이후 배추 경락가는 10kg망대 상품 기준 3000원대로 떨어졌다. 이러한 시세흐름은 계속 이어져 13일엔 3008원까지 내려가 3000원선도 위협받고 있다.
그런데 여론 흐름은 이 같은 체감과는 다르다. 배추 시세가 한창 떨어지고 있던 시기인 지난 11일 이후부터 13일까지 각 언론 등은 앞 다퉈 ‘배추 값 안정’이라는 이슈를 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측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 배추 값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내용이 주였다. 통신사에 방송사, 중앙언론에 이어 지방언론까지 합세했다. 더욱이 이달 말이나 11월초에 이른 한파가 오게 되면 김장철 공급량이 줄어들게 되고, 이 영향으로 가격은 상승할 수 있어 유통업계가 우려하고 있다는 추측 전망도 내놨다. 김장철에 맞춘 첫 여론 조성이 ‘이른 한파로 인한 가격 상승 우려’가 돼 버렸다.
문제는 10월 들어 같은 날 기준 지난해보다 가격이 높았던 날이 없었다는 것과 더불어 지난해와 비교해서 올해 현재 배추 가격 안정세 전망을 내놓기에도 무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시세 역시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만일 내년 이맘때 다시 올해와 비교해 배추 값이 조금이라도 오를 경우 배추 값 상승세라는 근시안적인 여론이 형성될 우려도 같이 내포하고 있다.
이른 한파로 가격상승이 올 수 있다는 유통업체의 우려 역시 너무 앞서나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지에선 이른 한파로 인해 물량이 줄어드는 것보다 늦가을과 겨울에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 따뜻해지면 물량이 늘어나게 되고, 현재의 소비침체와 낮은 시세 현상과 맞물리면 가격 폭락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강원도 횡성의 한 배추 출하농가는 “주말에 아침 방송에서 배추 값이 안정세라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고 이어 분통이 터졌다”며 “현재 배추 시세가 안정적이라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거짓이고, 이른 한파로 시세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 역시 김장철을 앞두고 물가안정이라는 미명하에 배추 시세를 흔드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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