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량, 가격변동 동시 반영
농가 실질적 수입변동 완화 효과 기대
농작물재해보험, 농업수입안정보험
보장범위 "중복" 하나만 선택
농가별 영농상황·수급·가격전망 따라
보험상품 선택해야
농수축산신문 박유신 기자 2025. 1. 17
이상기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생산구조와 이에 따른 수급·가격의 불안정성이라는 농산물의 특성상 농가로서는 매해 자신의 소득에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농업수입안정보험을 본사업으로 추진해 농가 소득·경영 안정망을 안정적이고 두텁게 만들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올해 추진하게 될 농업수입안정보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 농업수입안정보험이란
농업수입안정보험은 자연재해로 인한 수확량 감소나 시장가격의 하락으로 수입이 감소할 경우 기준수입(5개년 평균 수확량×기준가격)의 60~85%까지 보상하는 정책보험이다. 농작물 수확량이 기준 수확량 이하로 감소하는 경우 보상하는 농작물재해보험과 달리 수확량과 가격변동을 동시에 반영하므로 농가의 실질적 수입 변동을 완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보험운용은 NH농협손해보험에서 담당하며, 보험금은 손해평가를 통해 농가별 피해 규모와 정도에 따라 지급된다.
# 어떻게 운용되나
가입자격은 사업 지역에서 보험 대상 농작물을 경작하고 농업경영체 등록을 완료한 농업인이나 법인을 대상으로 한다.
정부가 순보험료의 50% 수준을 국고 지원해 주지만 이는 가입시 선택하는 보장수준(60%, 70%, 80%, 85%)에 따라 다르다. 80% 보장까지만 절반의 보험료를 지원해주고 85% 보장시에는 보조율이 낮아진다. 이에 따라 재해위험도 등에 따라 손해율이 낮은 농가는 보험료 할인을 더 받을 수 있으며, 손해율이 높은 농가는 보험료가 인상된다. 이때 정부의 보험료 지원은 호당 5000만 원까지로 상한선을 정해 대농 등 특정농가에 보험금이 집중되는 상황을 방지하고 농가별 보험료 최소 부담기준을 순보험료의 15%로 설정했다.
보험가입 단위는 농지별로 선택해 가입할 수도 있고 모든 농지를 일관 가입할 수도 있다. 이때 1개만 선택 가능하다
# 올해 추진계획은
정부는 올해 콩, 고구마, 감자(봄감자, 가을 감자, 고랭지감자), 보리, 옥수수, 마늘, 양파, 양배추, 포도, 벼, 가을배추, 가을무, 복숭아, 감귤(만감류), 단감 등 15개 품목을 대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보험가입 시기는 품목별로 파종 정식기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정재원 농식품부 재해보험정책과장은 “가장 먼저 오는 4월 봄감자, 고구마, 벼, 옥수수, 감귤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며 “특히 10월부터 보험가입이 가능한 마늘·양파의 경우 타작물에 비해 가격변동성이 커 보험 가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농가는 어떤 상품이 유리한가
농업수입안정보험의 상품은 △과거수입형 △기대수입형(고보장) △실수입형 등 3개 상품으로 나눠진다.
과거수입형은 기준가격을 과거 5개년(2020~2024년) 평균가격에서 최고가와 최저가를 제외한 평년가격을 적용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따라서 가격 변동이 적은 품목에 유리하며 보험료가 낮은 장점이 있다.
기대수입형은 수확기 가격이 상승시 기준가격에 반영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수확기 가격 상승분을 보장하기 때문에 마늘·양파와 같이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에 유리하다. 대신 보험료는 과거수입형 보다 많다.
마지막으로 실수입형은 농가별 실제 수취가격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운영할 예정이다.
예를 들자면 마늘 주산지인 경남 창녕에서 마늘을 재배하는 A씨. 올해 40a의 마늘 밭에 대해 기준수확량 1만kg, 보장수준 80% 조건으로 농업수입안정보험에 가입했다. 이때 평년가격은 kg당 3500원, 조사수확량은 6000kg이었다.
보험 상품별로 A씨가 받는 보험금을 계산해보면 올해 수확기 마늘가격이 평년보다 높은 kg당 4000원으로 가격이 오를 것을 가정했을 때 기대수입형으로 가입시 기준수입은 4000만 원(1만kg × 4000원)이고 당해연도수입은 2400만 원(조사수확량 6000kg × 가격 4000원)으로 수령가능한 보험금은 800만 원(기준수입 4000만 원 × 보장수준 80% - 당해연도수입 2400만 원)이다.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시 수령금액인 700만 원(기준수입 3500만 원 × 80% - 당해연도수입 2100만 원)보다 100만 원을 더 받게 된다. 하지만 과거수입형으로 가입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400만 원(기준수입 3500만 원 × 80% - 당해연도수입 2400만 원)으로 절반에 그친다.
만약 올해 마늘 수확기가격이 하락해 kg당 2500원으로 떨어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기준수입은 3500 만원(기준수확량 1만kg × 평년가격 3500원), 당해연도수입은 1500만 원(조사수확량 6000kg × 당해연도가격 2500원)으로 산정돼 보험금은 기대수입형과 과거수입형은 동일하게 1300만 원,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시는 700만 원을 수령할 수 있다.
따라서 농가별로 자신의 영농상황과 수급·가격 전망에 따라 보험상품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 과장은 “농작물재해보험과 농업수입안정보험은 보장범위가 중복돼 둘 중 하나를 선택 가입해야 하며, 기본적으로 시장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감소를 보상하므로 보장범위가 더 넓은 수입안정보험이 보상 측면에서 농가에 유리할 순 있지만 보험료는 좀 더 비쌀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신규 품목은 일부 주산지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 후 전국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국민 식생활에 중요도가 높은 30개 품목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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