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2025년 주요업무 발표
수입안정보험 실효성 의문 여론
농지규제완화·논축소·농산물수입 ‘여전’
농민 호소엔 ‘벽’ “스스로 감당해야 하나”
농업인신문 유영선 기자 2025. 1. 17
농식품분야의 올해 정책 추진 방향이, 농업·농민이 아닌 ‘서민 먹거리 민생 안정’ 명분의 소비자 물가안정에 맞춰졌다. 지난해 물가 불안을 이유로 선제적 가격 ‘후려치기’ 에 나섰던 농산물 수급정책을 올해 똑같이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굳혔다.
농민의 ‘영농행위 지속’ 을 위한 지원정책은 또 뒷전이 됐다. 농업·농민을 위해 약속을 정한 정책은 피하고, 2024년산 쌀값 폭락 사태의 경우처럼 책임질 일은 시장원리로 돌리는, 소비중심 정책을 계속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농식품부 등 5개부처의 올해 업무보고인 ‘경제2분야 업무계획 점검 및 주요 현안 해법회의’ 가 열렸다.
해마다 부처별 대통령 업무보고 형식으로 진행되던 정책발표회가 올해는 탄핵정국으로 인해 여러부처 합동으로 축약돼 치러졌고, 농식품부 업무계획 또한 이날 발표됐다.
농식품부의 2025년 업무 추진 방향은 농업수입안정보험 전면 도입·농산물수입정책 등을 내용으로 앞세운 ‘농식품분야 5대 민생 안정 패키지’ , 농지 규제 완화·논재배면적 감축 등을 담은 ‘농업·농촌 4대 구조개혁’ , 스마트농 육성·푸드테크 기반확대 등의 ‘농산업 4대 혁신 프로젝트'' 등으로 틀을 갖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 업무계획은 농업인 및 취약계층 지원 강화와 농식품 수급안정 등 민생 안정과제를 최우선에 뒀다” 면서 “또한 농업·농촌 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해 농업의 미래산업화를 만들어 나간다는 복안”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무계획이 총체적으로 현장 여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최우선 ‘농업인 소득안전망 확충’ 사업으로 업무계획에 올려논게 면적직불금 단가를 5% 인상하겠다는 것과, 농산물 9개 품목에 대해 농업수입안정보험을 전면 실시한다는 내용, 농가소득보장과 거리가 멀다는게 중론이다.
농업수입안정보험의 경우, 아직 전면에 내세울만큼 실효성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정책보험 특성상 피해 이후 손해평가를 통한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농민에게는 보험료 지급등에서 만족도가 떨어진다. 다양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그만큼 외면하는 정책이다. 이를 올해 농식품부‘메인 정책’으로 내세운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농업경영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 또한 농민들의 적정소득을 지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미약하다는 분석이다. 비료·사료 등 원료 구매자금 융자지원이나 할당관세 적용 등은 가공업체에 대한 지원이다. 사료구매자금 1조원에 대해 1.8% 저리 지원한다는 정책은, 이차보전 금액으로 따지면 200억원 정도로 국내 축산 규모에 비해 미미한 지원책에 불과하다.
기후위기 대응책이라고 내논 정책은 농업·농민과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기후위기로 농산물 생산량이 감소했던 문제를 일괄 수입농산물로 대처해서 국내 농업시장을 교란시켰고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데, 올해에도 이를 반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일례로 정부는 올해 농산물 생산 단계별 위험 요소 관리를 위해 10대 주요 농축산물에 대해 진단체계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가격불안 요소를 선제적으로 차단해서 소비를 돕겠다는 방안이다. 생산자인 농민의 입장과는 무관하게 물가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미리미리 농축산물을 수입·시장방출하는 개방정책에 충실하겠다는 내용으로 분석된다.
해외농업개발 전략 품목, 즉 기존 밀, 콩, 옥수수, 오일팜(식용유) 등에 올해는 배추를 비롯한 채소류를 추가하고, 품목별 수급상황과 시장의 경제성 분석을 통해‘해외농업개발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내용 또한 개방정책을 의미한다. 교과서적인‘비교우위’정책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기온상승과 이상기후 등의 상황에 농산물 수급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드론·위성 등을 활용한 예·관측사업을 강화하고 노지채소 스마트생산 시범단지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를 통해 농산물 유통비용을 10% 절감하겠다는 계획도 기후변화 대응정책에 포함시켰다. 문제는, 이런 정책이 당장 폭염·폭우·냉해 등으로 피해가 거듭되는 농민들에게 실직적이고 직접적인 기후위기 ‘방어책’ 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관측에 활용되는 ‘과학적 데이터’ 는 농산물 생산 면적을 선제적으로 조사해서, 풍년이면 산지폐기하고 흉년이면 긴급 수입하는, 행정 지원 기능이란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이와관련 더불어민주당 농어민위원장인 임미애 의원은 14일 성명 발표를 통해 “정부의 재해보험은 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낮은 수준으로, 농민 스스로 피해를 감당해야 한다” 면서 “지난해 사업평가와 올해 업무계획을 보면 자화자찬 일색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평가와 계획만 나열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농지 규제 완화 정책과 관련, 임 의원은 “농지 전용 권한의 지자체 이양 등 농지 보전보다는 규제 완화를 선택했다” 면서 “이는 농지 난개발, 식량자급률 하락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농지 150만ha 유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도 부족하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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