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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고환율 늪에 빠진 농산업계…원자재값 상승 더해 ‘이중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1-15 조회 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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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물보호제·비료·종자·상토 등 

           원자재 수입의존도 높은 품목

           12월부터 이어진 달러 초강세에

           달러화 대금결재 손실 눈덩이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이현우·최영진 기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치솟은 환율로 인해 작물보호제·비료·종자·상토 등 농산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원자재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환율 급등으로 달러화 대금 결제 손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와 같은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등 농가들의 농자재 구입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임광현 국회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말 1394.7원에서 12월 말 1472.5원으로 급격히 올랐다. 이후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13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0.8원(오후 종가)을 기록했다. 

농산업계는 단기간에 환율이 빠르게 오르고 원자재값 상승이 맞물리면서 속이 타고 있다. 작물보호제(농약) 업계는 올해 농업 현장에 공급할 농약의 수입 원제 대금 결제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 작물보호제 업체들은 글로벌 원제사로부터 전년도 7~8월부터 원제를 들여오는데, 수입 대금 결제는 통상 60~180일 사이에 이뤄진다. 때문에 12월부터 2월까지 원제 수입에 대한 달러 대금 결제가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물보호제업체 한 관계자는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환율 변동 리스크를 감안하긴 하지만 현재와 같은 단기간 급등으로 원제 결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게다가 올해 판매할 농약의 원제 수입이 현재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고환율 여파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비료업계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비료업계에 따르면 요소 가격은 2024년 상반기 톤당 402달러였지만 최근 420달러 전후에서 거래되고 있다. DAP(인산이암모늄) 가격도 50달러 정도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치솟은 환율을 접목하면 수입 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예를 들어 요소 100톤 구매 시 지난해 상반기에는 5427만원(2024년 상반기 402달러·환율 1350원·비료협회 12월 소식지)을 지불했다. 하지만 치솟은 환율(1436.78원·한국은행 2024년 12월 평균)과 상승한 요소 가격(410달러)을 적용하면 5890만7980원으로 계산된다. 

B업체 구매 담당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요소는 톤당 20~30달러, DAP는 50달러 상승했다. 요소의 경우 중국이 생산물량을 내수 소비로 돌리고 수출을 제한하면서 동남아지역으로 구매자가 몰리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도 중국처럼 수출을 제한하는 등의 영향”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동산 원료는 최소 주문 수량이 몇 만톤 단위다. 국내에서는 이런 주문이 가능한 곳은 1개사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종자업계도 환율 상승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채종의 85~90%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원화 약세 현상으로 1년 전 계획했던 비용보다 부담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종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채종은 위탁 계약 방식으로 이뤄지며 통상 1년 전에 계약한다”며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이맘 때 중국에서 들여오는 고추, 오이, 토마토 등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최소 10%씩 추가 대금 부담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상토업계는 원자재 가격인상과 환차손으로 인한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당해 연도에 사용할 상토 원료를 전년도 10월부터 해당연도 3월까지 수입하는데, 동남아지역의 우기가 길어지면서 코코피트 가격이 상승했고 연말부턴 환율 부담도 더해져서다. 실제 코코피트 가격은 지난해 8월 톤당 240달러에서 12월 450달러로 88% 급등했고, 환율을 반영하면 107% 넘게 치솟았다.

상토업계 관계자는 “환율 계산까지 해보니 코코피트 5만 톤 당 가격은 8월 31만6800원에서 12월 65만7000원으로 갑절 이상 뛰어올랐다”며 “한창 원료를 수입하는 연말에 가격이 갑자기 이렇게 뛰어버리니까 업계에서 상당히 고민이 많은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연이어 인상된 폴라이트(7월 27%)와 제오라이트(8월 5.7%), 규조토(11월 9.68%)도 가격 인상분에 환율이 반영될 가능성이 커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또 다른 상토업계 관계자는 “이들 원료 가격은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기 전에 반영된 금액이다 보니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원료를 사실상 100% 수입하는 유기농자재업계는 높아진 환율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관망하는 모양새다. 유기농업자재 관계자는 “가령 제충국은 리터당 50만 원이었지만 70만 원이 되면서 추가 발주를 못 넣고 있다. 급한 것 아니면 수입은 다 동결하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대 밑으로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앞서 수입한 원료를 쓰고 부족한 것은 국내 업체끼리 기존가보다 약간 높게 거래하는 등 상생하고 있어서 당장 피부로 느껴지는 피해는 없지만, 하반기가 되면 재고가 떨어질 수 있어 환율을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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