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한 의류 판매점을 지나고 있는 시민들 모습. 연합뉴스
통계청, 지난해 1∼11월 소매판매액 2.1%↓
2003년 이후 최대 감소율…2년 연속 ‘소비절벽’ 심화
자동차·옷·먹거리 등 ‘전 품목’ 소비 줄어
농민신문 권나연 기자 2025. 1. 14
지난해 한국의 소매판매액이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또 전 품목에서 2년 연속 소비 부진이 이어지며, 외환위기 당시보다 극심한 소비절벽 현상이 두드러졌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마트·편의점·슈퍼마켓 등 소매판매점에서 소비자가 얼마나 쇼핑했는지 조사한 것으로 소비동향 파악의 지표가 된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1~11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과 대출에 따른, 이른바 ‘카드 대란’ 사태로 소비 절벽이 나타났던 2003년(-3.1%)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내구재(승용차·가전·통신기기·가구 등) ▲준내구재(의복·신발·가방·오락용품 등) ▲비내구재(음식료품·화장품·서적 등) 등을 포함한 모든 상품군에서 예외 없이 소비가 줄었다.
2023년 1∼11월, 내구재·준내구재·비내구재 소비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 1.2%, 1.6% 감소했다. 2024년에는 각각 2.8%, 3.7%, 1.3% 감소했다.
전 품목에서 2년 연속 소비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인데, 이는 1995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이다. 1998년 외환위기(IMF 사태) 당시 모든 상품군 소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다음해 곧바로 반등했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승용차’ 소비는 2023년 7.6% 늘었지만, 2024년 6.5% 줄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보합(0.2%) 수준을 유지했던 ‘의복’ 소비도 지난해 3.2% 감소 전환했다.
‘음식료품’ 역시 고물가 여파로 소비가 부진했다. 2023년(-1.8%)에 이어 지난해에도 2.5% 줄었다. 음식료품 소비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6년 연속 증가했으나 최근 3년째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소비의 또 다른 한 축인 ‘서비스’ 부문도 둔화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1∼11월 서비스 생산 증가율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1.5% 증가에 그쳤다.
이같은 소비심리 위축은 기업의 투자 축소, 고용 둔화 등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문가들은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정책적 대응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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