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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겨울배추 작황 부진…생산량 감소로 단경기 공급 우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1-13 조회 759
첨부파일 20250110500523.jpg
* 겨울배추 작황부진과 저장 물량 부족으로 김치 가공공장들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호웅 농협경제지주 원예수급부 채소수급기획팀장(오른쪽)과 윤승현 전남 해남 화원농협 차장이 6일 겨울배추 생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이상기후 여파 해남·진도 감소 

         김치 가공업체 재료 확보 경쟁 

         3~4월까지 가격 강세 가능성 

         “정부, 수급안정 대책 마련해야”



                                                                                                                   농민신문  해남·진도=이시내 기자  2025. 1. 13



 겨울배추 작황부진과 저장 물량 부족으로 공급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배추 출하공백이 예상되는 3∼4월 단경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수급안정과 이상기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이상기후 여파…배추값 강세

가을·겨울 배추 주산지인 전남 해남과 진도에서는 지난해 가을폭염과 폭우로 생산량이 전·평년 대비 20∼30% 감소했다. 배추 생육 상태가 지난해 11월 일시적으로 회복되는 듯했지만, 막상 수확해보니 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크기도 작아 물량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 상품(10㎏) 평균 경락값은 8일 기준 1만5849원으로 전년(6175원)보다 2.5배 넘게 올랐다.

이원익 해남 황산농협 팀장은 “통상 김장철이 지나면 배추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데 현 상황은 이례적”이라며 “한박스(20㎏) 기준 배추 7∼8포기가 들어가는데 전반적으로 크기가 작다보니 10포기를 넣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고랭지배추 생산량 감소를 시작으로 배추값 강세가 이어지면서 가을·겨울 배추 출하시기가 전반적으로 앞당겨져 물량 공백이 생긴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치 가공공장들은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원재료 확보 경쟁에 나섰다.

조한호 진도 선진농협 팀장은 “현재 김치 가공공장 납품 물량을 충족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족하며, 산지 유통인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추 결구 상태도 나빠 김치 가공공장의 수율이 예년 90%에서 올해 70∼80%로 하락해 같은 양의 김치를 생산하려면 더 많은 배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산지는 예년보다 2∼3주 일찍 수확에 나섰다. 설철안 서진도농협 과장은 “겨울배추 품종 ‘청남’은 원래 이달 20일 이후에 수확해야 하지만, 조기 출하를 진행해 8일 기준 출하율이 15% 수준”이라고 말했다.

 

◆ 당분간 가격 강세 이어질 듯

2월 상중순 이후 진도 월동배추 출하가 늘면 수급불안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급관리처 채소사업부 관계자는 “경기 위축으로 소비가 줄어들고 있지만 진도에서 배추 출하가 확대되면서 지금보다 시중에 물량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산지 관계자들은 3∼4월 배추 단경기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팀장은 “현지 유통인들은 배추 10㎏ 상품 기준 도매가격이 3만∼4만원선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4월부터 출하되는 시설하우스 봄배추의 밭떼기 거래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조한호 팀장은 “현재 330㎡(100평) 기준 밭떼기 가격이 기존 20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올랐다”며 “학교 방학이 끝나는 2월초부턴 급식 수요로 김치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경기를 대비한 수급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단경기 대비책 촉구…“수입 능사 아냐”

일부 산지 유통상인과 김치 가공업체들이 배추값 추가 상승을 예상해 필요 이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가수요가 몰리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수급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김철규 한국무배추생산자연합회 회장(해남 문내농협 조합장)은 “정부는 저장 물량이 시장에 원활히 유통될 수 있도록 운송비 지원 등 출하를 장려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 비축 물량과 농협 계약재배 물량을 시장에 확대 공급하는 한편, 시장 유통인들에겐 작업비와 운송비 등을 지원해 도매시장 출하를 유도하고 있다”면서도 “배추 수입 할당관세(27%→0%) 적용 기간을 설 전에 도입해 4월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물량에 대해선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입 확대가 농가의 생산 기반을 약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수급불안을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단경기만 잘 넘어가면 봄배추 출하가 시작돼 상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섣부른 수입보다는 단경기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태홍 배추생산자협회장은 “현재 배추가격 강세로 봄배추 재배가 흔치 않은 해남에서도 5∼6월 출하용을 재배하기 시작했다”며 “단경기만 잘 관리하면 이후 배추 출하는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기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회장은 “지난해 가을배추 정식기에 모종 유실로 보식이 필요했지만 모종이 부족해 발만 동동 구르던 상황이었다”며 “정부 차원에서 모종 예비분을 준비해 농가의 신속한 정식과 보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산지 관계자는 “배추 단경기인 3∼4월에도 물량이 시장에 유통될 수 있도록 시설하우스를 활용한 봄배추 작부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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