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1일 경남 창녕군 대지면 창녕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열린 건마늘 초매식에서 마늘 경락가가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거듭 결정되자 농민들이 농가소득 보장을 촉구하며 가져온 마늘을 공판장 앞에 쏟아내고 있다. 한승호 기자
깐마늘·냉동마늘 수입 전년 대비 37·20% 늘어
깐양파 및 건조양파 수입량 또한 증가세 뚜렷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5. 1. 12
2024년 마늘·양파 민간 수입량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깐마늘과 깐양파의 수입량이 전년 대비 각각 37%, 54% 증가했는데, 이는 신선마늘·양파 수입량이 감소세를 보인 것과 상반되는 양상이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마늘 수입량은 4만3513톤을 상회했다. 이는 2023년 수입량 3만9075톤 대비 약 11% 증가한 수준이다. 품목별로 냉동마늘 수입량이 지난해 약 4만170톤으로 가장 많았고 식초·초산·제조마늘 수입량이 2812톤가량으로 그 뒤를 이었다. 깐마늘 수입량은 약 425톤으로 집계됐으며, 건조마늘과 신선(냉장)마늘 수입량은 각각 68톤 및 38톤으로 파악됐다.
이 중 깐마늘 수입량은 전년 대비 약 37%,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냉동마늘 수입량 증가 폭 또한 20%를 넘었다. 신선마늘의 경우 수입량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권혁정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신선마늘의 경우 관세가 360%인 반면 냉동의 경우 27%밖에 안 된다. 지난해 할당관세 등의 관세 인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보다 낮은 관세의 냉동마늘 수입이 늘어난 것이다”라며 “감소한 국내 생산량을 민간 수입량이 대체한 것이다. 지난해 낮은 생산량에도 시장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는데, 수입량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증가한 민간 수입의 파고 속에 지난해 마늘 생산 농가는 생산량 감소와 시장가격 하락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 내야 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 탓에 생산량이 감소했지만, 본격적인 건마늘 출하 시기부터 가격도 형성되질 않았다. 이에 지난해 창녕농협에서 열린 초매식에선 경매가 3차례나 중단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마늘 생산 농민 A씨는 “정부가 시장가격 핑계를 대며 수시로 도입하는 TRQ(저율관세할당) 물량과 할당관세 적용도 모자라 민간 수입까지 활개를 치는 실정이다”라고 탄식하며 “정부 수급 정책은 가격이 오를 때만 이뤄지고 그마저도 수입량을 늘리는 게 전부다. 이대로면 누가 마늘 농사를 짓겠나. 국산 마늘 지속 생산을 위한 생산기반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마늘뿐만 아니라 양파 민간 수입량 역시 증가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양파 민간 수입량은 총 10만2819톤을 기록했다. 양파의 경우 신선양파 수입량이 7만8625톤으로 가장 많았고 △냉동양파 1만4795톤 △깐양파 7526톤 △건조양파 1865톤 △식초·초산·조제양파 8톤 순이었다.
양파의 경우 깐양파 수입량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2023년 약 4895톤이던 민간 수입량은 지난해 7527톤가량으로 약 54% 증가했다. 건조양파 역시 수입량이 약 1323톤에서 1865톤으로 4% 늘었고, 냉동양파의 경우 1만4264톤에서 1만4795톤으로 3.7% 증가했다.
강선희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지난 2022년과 2023년엔 TRQ 도입 물량이 너무 많았고, TRQ 물량이 적었던 지난해엔 민간 수입이 TRQ 자리를 꿰찼다. 지난 3년 간 수입 양파가 어느 정도 시장을 형성하고 이를 소비하는 층도 자리를 잡았다고 본다”며 “오늘날 소비패턴이 깐양파 쪽으로 변화함에 따라 수입 증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양파 수입은 중국산이 주를 이루는데 중국과 우리나라의 인건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강 정책위원장은 양파 수입량이 전체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농가는 물론 유통 관계자, 농협 등이 3년 동안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실상 수입 개방 직격탄을 맞은 양파 품목에 대해서도 FTA 피해 보전 직불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수입 양파의 경우 신고한 것보다 중량을 늘려 반입하거나 기준가격을 낮게 속이는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민간 수입 증가와 함께 중량을 속이거나 저가신고 등의 불법 사례 또한 증가할 우려가 높은 만큼 생산자단체 측은 전수계측 등의 단속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양파협회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올라감에 따라 앞선 불법 행위 발생 우려가 더욱 높아졌다며 수입농산물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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