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8 05:00 서효상·이인해 기자
구리시장, 7월15일 휴장 논의
부산 반여시장 유통인도 동요
지방정부 대처방안 마련 시급
가락시장, 하절기 첫 평일 휴업
과채류 반입물량 늘고 값 급락
7월 기온 높고 비 잦아 우려 커
서울 가락시장이 쏘아 올린 ‘시범휴업’ 바람이 수도권을 넘어 지방 공영도매시장으로 번질 조짐이다. 경기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이 올 3·4월 가락시장 시범휴업에 동참한 데 이어, 최근엔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도 일부 중도매인들이 날짜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시장 문을 닫을 것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6·3 지방선거 이후 주요 지방정부 수장이 7월1일부로 바뀌거나 새 임기를 시작할 전망인 가운데, 공영도매시장 유통인들의 무분별한 ‘가락시장 따라 쉬기’를 지방정부가 슬기롭게 대처하고 산지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리도매시장, “7월15일 쉬어볼까?”=최근 구리시장에선 7월 임시휴업 논의가 진행 중이다. 휴업 추진일은 7월15일로 둘째주 수요일이다. 앞서 구리시장은 올해 3월7일과 4월4일 가락시장 3차 시범휴업일에 같이 문을 걸어 잠갔다. 두 날짜는 모두 토요일이었다. 일요일 정기휴업을 고려하면 사실상 주 5일제였다. 수도권 ‘빅3’ 도매시장인 가락·구리 시장이 한날한시에 농산물 경매를 중단하면서 딸기·참외 등 제철농산물 산지에선 물량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구리농수산물공사 관계자 A씨는 “3·4월 휴업 동참 이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요 도매시장간 휴업일이 겹치지 않도록 해달라는 권고가 있었다”며 “가락시장이 7월8일 수요일을 4차 시범휴업일 중 하나로 계획하는 만큼, 그다음주인 15일 휴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논의는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평일이더라도 여름철인 만큼 더위에 약한 농산물 처리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구리시장 출하주 이탈도 나타날 수 있어서다. 한 도매시장법인 관계자 B씨는 “경매를 하루만 쉬더라도 법인 매출 감소와 출하주 이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인 관계자 C씨는 “하절기엔 하루만 쉬어도 농산물 품위가 크게 떨어질 수 있어 여름철 휴업만큼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반여시장, “가락·구리도 쉬는데 우리도?”=문제는 제2의 도시인 부산 도매시장 유통인들이 일부 동요한다는 것이다. 반여시장 관계자 D씨는 “가락시장에서 2023년부터 4년째 시범휴업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반여시장 중도매인들 사이에서도 쉬자는 요구가 많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공영도매시장 개설자인 지방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김병율 한국농산업미래연구원장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상 공영도매시장의 목적은 농수산물 유통을 원활하게 하고 출하자가 제값을 받도록 해 생산자·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매시장 휴업 여부는 출하자 의견을 함께 듣고 품목별 출하 특성과 계절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매시장 휴업이 점점 ‘가락시장 따라 하기’로 흐를 수 있는 만큼 각 시장 개설자인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가락시장, 6월3일 하절기 첫 평일 휴업 강행…참외·오이 시세 뚝=이런 가운데 가락시장은 수요일인 3일 ‘4차 시범휴업’ 중 첫번째 휴업을 단행했다. 그간 수요일에 쉰 적은 2025년 2·3월 있었지만 여름철에 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지가 휴업일 전후 주요 과채류 반입량을 분석한 결과 휴업일 직후 반입량이 크게 늘었다. 2일 가락시장 수박 반입량은 720t이었지만 4일엔 795t으로 10.4% 늘어났다. 토마토는 2일 225t에서 4일 280t으로 24.4% 급증했다. 참외는 19.2% 증가했다. 오이는 2일 700t에서 4일 1186t으로 69.4% 치솟았다.
그 결과 일부 품목 시세는 급락했다. 4일 ‘백다다기’ 오이 상품 100개 기준 경락값은 3만688원이었다. 2일(3만7647원)보다 18.5% 하락했다. 참외도 10㎏ 상품 기준 3만4666원에서 2만9854원으로 13.9% 내렸다.
문제는 더 더워지는 7월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 4차 시범사업’ 일정에 따르면 7월8일·10월10일·11월7일·12월12일에도 휴업할 계획이다. 6·7월은 수요일, 나머지는 토요일이다.
시장 관계자 E씨는 “7월은 비가 잦고 복숭아·자두 같은 품목은 신선도 유지가 어려울 텐데, 시범휴업까지 겹치면 시세가 폭락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서효상·이인해 기자 hsseo@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