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글로벌 농식품 규정 변화 대응 세미나’에서 황범구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제품안전평가센터장이 발표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8월12일부터 기술문서 등 구비
기준 복잡하고 비용 부담도 커
농민신문 이인해 기자 2026. 3. 16
유럽연합(EU)이 8월부터 포장재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을 시행하면서 국내 농식품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수출 제품에 쓰이는 포장재 전반에 유해물질 제한과 재활용성, 과대포장 방지 등 한층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에 따르면 EU는 지난해 2월11일 PPWR을 발효했다. 해당 규정은 EU가 1994년 제정한 ‘포장 및 포장 폐기물 지침(PPWD)’보다 법적 구속력이 한층 강화됐다. EU에 농식품을 포함한 모든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은 올해 8월12일부터 포장재의 재질과 구조, 시험성적서, 적합성 판단 근거 등을 담은 적합성 선언서(DoC)와 기술문서(TD)를 갖춰야 한다. 또한 포장재 내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 단일 재질 여부 등 관련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업계는 막막하다는 반응이다. 농림축산식품부·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1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한 ‘글로벌 농식품 규정 변화 대응 세미나’에선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기업인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단체급식업체 관계자 A씨는 “PPWR이 너무 복잡해 EU 측에 수출 중인 ‘냉동도시락’ 같은 특수 재질 포장이 많은 품목은 검토할 사안이 특히 많아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식품업체 관계자 B씨도 “EU 측이 지난해 제도를 바꾼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복잡한지는 그간 업계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당장 8월 시행인데 포장재 재질을 단일 재질로 바꾸는 데 비용은 물론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없어 발등에 불 떨어진 격”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관련 기관은 농식품 수출기업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엄유선 aT 수출기업육성부장은 주제발표에서 “현지 전문기관을 통해 유해물질 시험, 중금속 검사, 관련 문서 작성 대행, 포장재 재활용성 평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준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도 “자체 패키징센터에서 PPWR 관련 상담과 더불어 시험·분석, 포장 개선, 친환경 포장 개발을 지원 중”이라면서 “수출기업은 PPWR 관련 정보를 진흥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PPWR
유럽연합(EU)이 제정한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PPWR·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Regulation)’으로 모든 포장재의 재사용·재활용 가능성을 법적으로 요구하는 규정이다. 포장재의 재사용·재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유해물질 사용과 과대포장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기업은 이에 대응해 적합성 선언서(DoC)와 기술문서(TD) 등을 갖춰야 한다. 이 규정은 올해 8월12일부터 모든 EU 회원국에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