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6~8월 기후 전망
고성진 기자 2026.05.29 19:19
올여름도 지난해에 이어 역대급 폭염과 국지성 집중호우 가능성이 예고되면서 농업 현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상기후에 따른 복합 재해가 일상화하는 가운데 농업 재해 범위에 ‘이상고온’을 명시한 개정 농어업재해대책법이 8월 시행을 앞두고 있어 실효성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역대급 이상기후, 올해도 우려···이상고온 지속기간 길어지고 국지성 집중호우 등 예보)
기상청의 올해 6~8월 여름철 기후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여름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집중호우 발생 가능성이 예보되면서 농업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상고온 현상은 시작 시점이 앞당겨지고 지속 기간이 초여름에서 늦가을까지 길어지면서 농작물과 가축 생육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가축 집단 폐사를 비롯해 수확기를 앞둔 과수의 일소·열과·품질 저하 피해가 확산하고 있으며, ‘벼 깨씨무늬병’ 등 병충해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보다 일찍 이상고온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5월부터 해수면을 중심으로 온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5월 28일 기준 낙동강의 최고 수온은 24도로, 지난해보다 두 달이나 빨리 녹조가 발생하며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온열질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15일 올해 첫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관련 통계를 집계해 온 이래 가장 빠르다. 온열질환자는 5월 중하순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유럽과 남아시아 등지에서도 5월 최고기온이 30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는 등 올여름 이상고온 피해가 심상치 않을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여름이었던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에는 평년보다 한 달 이른 6월 말부터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25.7도)를 기록했다. 구미·전주·강릉 등 20개 지역에서 역대 최다 폭염일수를 기록했고, 고랭지 지역인 대관령은 관측 사상 처음 33.1도를 기록했다. 영동지방이 108년 만에 최악의 가뭄 사태를 겪은 반면 다른 지역에선 시간당 100mm가 넘는 ‘극한호우’가 쏟아지는 등 변동성도 극심했다.
농업 분야 피해도 상당했다. 농업재해보험금 등을 포함한 정책보험 지급액은 지난해 약 1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농업인도 예년보다 줄고는 있지만, 매년 고령 농업인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어 올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도 여름철 재해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5월 15일부터 농업재해대책 상황실을 중심으로 24시간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기상·예방요령 전파, 피해 상황 관리·보고 등을 추진하고 관계기관과 공조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농업인 온열질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예방 요원을 양성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폭염 중대경보’를 신설하고, 열대야 특보를 운영하는 등 사전 예보를 대폭 강화한다.
(농어업재해대책법·재해보험법 개정 시행 촉각···피해 양상 갈수록 복잡, 간접 피해도 보상을)
이런 가운데 ‘국가 책임 농정’을 내세운 이재명 정부의 ‘농업 4법’ 중 개정 농어업재해대책법과 재해보험법이 8월 시행을 앞두고 있어 농업 재해 보상의 실효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재해대책법 개정으로 농업 재해 범위에 ‘이상고온’이 명시적으로 포함됐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그동안 폭염은 농업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피해를 유발했음에도 제도상 재해 인정 기준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복합 피해 보상에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6월 29일까지 입법 예고 중인 하위법령에 따르면 ‘지진’, ‘이상고온’으로 인한 농림작물 피해가 시군당 50ha 이상 발생 시 국고 지원이 이뤄진다.
최종순 농식품부 농업재해지원팀장은 “이상고온 피해는 가축 폐사, 일소 피해, 생육장애 등 크게 3개가 주된 유형으로, 농식품부 장관이 인정하는 범위에서 이전에도 피해 복구비 등을 집행해 왔다”며 “이번 개정은 빈번해지는 이상고온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 팀장은 “이상고온 피해 여부는 최종적으로 재해대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며 “이에 앞서 실무적으로 농촌진흥청과 지자체, 전문가 등과 협의를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속한 대응이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원 범위가 기존 응급복구·생계안정 수준에서 재해 이전까지 투입된 생산비용으로 현실화되고, 개정 농어업재해보험법에 따라 예측·회피가 불가능한 이상재해 피해는 보험료 할증 시 제외된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반복되는 이상기후 양상에 비해 여전히 재해 인정 기준과 손해평가 체계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농업 재해 보상 범위와 지원 기준이 확대·개선되고 있지만, 피해 규모와 피해 양상이 갈수록 광범위하고 복잡해지는 만큼 간접 피해에 따른 보상 체계 마련 등 보완이 뒤따라야 현장 체감을 높일 수 있다”며 “재해보험 역시 품목 가입률 편차와 미적용 품목 사각지대 해소가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