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산지 특수성 고려 지원책 마련…“경락값 관계없이 최소 생산비 보전해야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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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배추 작업반이 역주행하고 있어요. 여름철 강원으로 올라오지 않고 전남광주로 내려가거든요.”

6일 강원 정선군 임계면의 한 배추밭에서 만난 산지유통인 A씨는 이렇게 말했다. 여름배추의 전통적 주산지인 강원지역엔 수확할 배추가 없고, 전남광주지역 저장창고에 비축한 봄배추는 겉잎을 다듬는 등 출하를 위한 재작업이 필요해서다“봄배추가 8월까지…”사라지는 여름배추=평창 대관령, 태백 매봉산, 강릉 안반데기 등 30년 넘게 여름배추 공급 왕좌를 지켜온 강원지역에서 배추밭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전날 매봉산 채소밭을 살피던 산지유통인 B씨는 “고랭지배추 하면 매봉산을 떠올리던 시대는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실제로 본지가 매봉산 채소밭을 둘러본 결과 전체의 80%에 양배추가 심겨 있었다. 그나마 남은 배추밭도 바이러스병으로 잎이 노랗게 변한 배추들로 가득했다. B씨는 “폭염·가뭄 등 여름 이상기상이 너무 심해 이제 매봉산에 배추를 심으면 3분의 2는 망가진다”며 “고랭지에서 배추농사 지으면 손해만 볼 판”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일반적으로 농산물은 재배면적이 줄면 시세가 오른다. 수요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생산량이 감소하면 가격은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강원지역 배추산지에선 재배면적이 급감했는데도 오히려 시세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태백·강릉·정선·삼척 등지 농가에 따르면 올해는 정부 수매·비축량은 물론 산지유통인과 김치공장의 봄배추 저장량이 늘었다. 이 물량은 8월 둘째주부터 서울 가락시장 등에 조금씩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배추 출하량이 감소하더라도 시세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배추 도매가격은 3월 이후 전·평년 대비 약세를 형성 중이다. 6일 가락시장 배추 경락값은 10㎏들이 상품 한망당 1만519원이었다. 지난해 8월 평균(1만4356원)보다 26.7%, 평년 8월(1만4136원)보다 25.6% 낮다.

타작물 시세 도미노 하락…“맞춤형 시설·소득 지원책 나와야”=문제는 여름배추 공급 불안이 여름채소 전반으로 악영향을 끼친다는 데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8월 엽근채소 관측’에서 8월 양배추 도매가격을 8㎏들이 상품 한망당 5000원 내외로 내다봤다. 전·평년 8월 시세 대비 27.0%·12.4% 낮다. 그런데 6일 가락시장 시세는 4480원으로 농경연 관측치보다도 저조했다. 이한진 태백농협 농산물유통가공사업소장은 “여름배추 재배를 포기한 농가들이 양배추·대파·알배기배추로 작목전환하면서 이들 품목은 공급과잉에 따른 값 하락이란 풍선효과를 맞닥뜨리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올해는 봄배추 작황이 그나마 양호해 저장량을 8월까지 먹는다고 하지만 앞으로 이상기상 심화로 봄배추 작황이 무너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면서 “여름배추 재배면적을 일정 수준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백농협 계약재배 사례에서도 대책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태백농협의 7∼8월초 계약재배면적 중 흑백멀칭필름을 덮고 점적관수 시설을 설치한 밭의 출하율은 131.2%에 달했다. 계약량을 크게 뛰어넘는 배추가 생산된 것이다. 반면 필름 피복과 점적관수 없이 재배한 밭의 출하율은 18.6%에 그쳤다. 김상하 태백농협 팀장은 “다만 흑백멀칭필름 가격이 일반 필름보다 2∼4배 비싸고 극심한 경사지엔 필름 피복 자체가 어렵다는 것은 해결 과제”라면서 “한여름엔 일주일 뒤 작물 생육 상태조차 예측하기 힘든 고랭지 기상과 지형·작형 특수성을 고려해 경락값과 관계없이 최소 생산비를 농민에 보전해주는 등 맞춤형 소득안정책을 마련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출처:농민신문 서효상 기자 hsse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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