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호 기자 2026.06.04 13:47
‘재난안전법’ 개정…지원 문턱 대폭 낮춰
보상 규모 확대 등 농가 경영안전망 구축
정부가 기후위기로 일상화된 농업재해에 대응해 ‘농업재해 국가책임 강화’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포하고, 피해 농가에 대한 지원 문턱을 대폭 낮추는 동시에 보상 규모를 파격적으로 확대한다.
특히 그동안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농가들까지 구제하기 위해 제도 개선안을 지난해 발생한 재해까지 소급 적용하기로 하면서 재해로 시름하던 농가들의 영농 재개와 생계 안정에 실질적인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일 충남 예산군에서 농촌진흥청, 산림청, 한국농어촌공사, 농협 및 지자체 등 유관 기관과 합동으로 ‘여름철 재해 대응체계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개정된 재난안전법에 따른 농업인 추가 복구비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제도 개선의 핵심은 국가가 농업재해를 온전히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는 점이다.
기존 농업재해 지원 제도는 농업소득이 가구 전체 소득의 50% 이상인 농업인만 복구 지원 대상자로 한정해 농외소득 비중이 높은 중소농이나 겸업농가들이 재해를 입고도 보상에서 소외되는 고질적인 아킬레스건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이 같은 소득 요건 규제가 전면 폐지됐다. 앞으로는 대한민국 모든 농업인이 차별 없이 재해 복구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대형화·기업화되는 농업 트렌드를 반영해 농업법인 역시 새롭게 지원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농업 생산 기반 전반의 안전망을 촘촘히 보강했다.
농가의 생계를 직접적으로 보장하는 ‘생계지원비’의 지급 기한도 파격적으로 늘어났다. 기존에는 피해 규모와 상관없이 최대 1개월분에 그쳤으나, 앞으로는 재해 피해 규모에 비례해 최대 6개월분까지 확대 지급된다.
재해로 당해 연도 농사를 망친 농가가 다음 해 농기를 준비할 때까지 국가가 생계를 책임지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다.
농식품부의 이번 대책이 현장에서 큰 환영을 받는 이유는 ‘소급 적용’이라는 과감한 행정 결단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법 개정 효력을 지난해 3월 이후 발생한 재해까지 거슬러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가 지난해 재해 농가를 대상으로 재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상저온, 우박, 폭염, 가뭄, 호우를 비롯해 가을철 큰 피해를 줬던 벼 깨씨무늬병 등 총 7건의 재해로 눈물을 흘렸던 323개 농가가 추가 지원 대상자로 구제됐다.
이들 농가에는 총 5억 1300만 원 규모의 추가 복구 지원금이 농업재해대책심의를 거쳐 이달 중 신속히 지급 완료될 예정이다.
이에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 제도 개선에 따른 복구비 지원 확대가 기후위기 속에서 묵묵히 땅을 일구다 피해를 입은 농업인들의 생계 안정과 영농 재개에 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말로만 외치는 위로가 아닌, 농민이 체감할 수 있는 ‘농업재해 국가책임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멈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