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직후부터 가을배추 출하가 본격화하는 이달 중순까지 단기적인 배추 공급 감소가 예상됐으나 수급에 문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8월 상순부터 밤 기온이 떨어지는 등 양호한 생육환경 덕분에 늦게 정식한 여름배추 수확량이 예상보다 늘었고, 이모작 배추 출하도 빨라져서다. 공급에 여유가 있는 만큼 명절 대목을 맞아 반등했던 시세는 추석 성수기 일반 소비 수요가 사라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여름배추 재배면적 감소로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2% 줄어든 25만1000톤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추석 대목이 낀 9월 출하량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예상이 빗나가 예측보다 많은 물량이 9월에 시장으로 공급됐다.
여름배추 산지에선 당초 무더운 날씨와 추석 성수기를 고려해 8월 중순 이후 첫 수확을 시작해 10월 상순경 마무리 하는 것으로 정식 시기를 맞췄는데, 첫 수확을 8월 상순부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올 여름 잦은 비에 배추 결구가 빨리 이뤄지면서 전체적으로 수확시기가 열흘 정도 앞당겨졌고, 10월 상순 출하를 예상했던 물량까지 9월에 수확하게 됐다. 이에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기준, 7월부터 8월 중순까지 하루 평균 400톤~500톤 대를 오가던 배추 반입량은 추석 성수기에는 600톤~700톤 대 중반까지 증가했다.
산지와 유통현장에선 추석 명절 전 여름배추 출하가 집중된 만큼 연휴 직후부터 가을배추 출하량이 늘어나는 10월 중순까지는 배추 공급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가을배추 생육이 부진할 경우 배추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10월 둘째 주 들어서도 배추 공급에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배추 생산량이 줄어들긴 했으나 가락시장의 경우 오히려 7·8월보다 많은 하루 평균 500톤 대에서 600톤 대 중반의 물량이 거래되고 있다. 현재 강원도 평창과 홍천, 강릉, 태백을 중심으로 배추를 출하 중인데, 다소 늦게 정식한 여름배추와 성장이 빠른 이모작 배추가 함께 들어오고 있어서다.
신영주 대관령원예농협 채소사업소장은 “추석 전만하더라도 명절 이후부터 10월 10일경까지는 배추 공급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늦게 심은 여름배추의 경우 올해는 생육 과정에 특별한 이슈가 없어 출하가 길게 이어지고 있다”라며 “평창 지역은 이제(7일 기준) 늦게 정식한 여름배추 수확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이모작 배추 수확은 당겨져서 오히려 공급에 여유가 생긴 상황”이라고 산지 분위기를 전했다.
예상보다 기온이 일찍 내려가면서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도 공급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강원도 산지에 이어 경북 봉화군에서 배추를 생산·유통 중인 세한농산의 신진환 부장은 “배추밭 990㎡(300평)에서 10톤 트럭 한 대를 채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8월 초까지는 무더운 날씨에 바이러스 피해도 심해 1650㎡(500평)에서도 한 대를 채우기 힘들었다”라며 “그러나 8월 10일경부터 밤 기온이 떨어지는 등 무더위가 일찍 꺾이면서 여름배추 늦은 정식 물량과 이모작 배추는 생산량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공급이 원활한 가운데 추석 성수기 수요가 사라지면서 배추 시세는 하락하고 있다. 8월까지 약세였던 도매가격(10kg, 상품)이 추석 대목장에는 수급관리 가이드라인상 안정대 가격(1만3011원)까지 회복했으나 명절 연휴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6일에는 평균 1만129원을 기록했다. 도매시장에선 가을배추 출하 대기물량이 상당한 만큼 당분간 도매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농경연에선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이 전년 및 평년 대비 19.3%, 3.2% 증가한 122만2000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며, 10월 평균 도매가격은 8000원 내외에서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고행서 대아청과 부장(경매사)은 “아직은 김치공장 수요가 살아있어 시세가 1만원 수준은 나오고 있지만 이달 중순경부터 산지가 충남 아산과 서산, 강원도 춘천, 경기도 연천까지 확대되는 등 가을배추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하락 폭이 더 커지게 될 것”이라며 “시장 가격이 낮게 형성되면 산지에서 공장으로 바로 출하하는 물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수요 감소로 인해 당분간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