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업협동조합 개혁안 당정협의회’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김병진 기자
당정, 농협 개혁안 발표
회장 선출에 조합원 참여 검토
TV 토론회 등 정책선거 유도
농식품부 지도·감독 권한 확대
회장 선거비용 보전제 도입 등
농협도 자체적 개혁 방안 내놔
농민신문 이민우, 김해대 기자 2026. 3. 13
정부가 농협중앙회장 선출에 조합원들이 참여하도록 하고 독립기구인 농협감사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제도 개혁을 추진한다.
더불어민주당과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농협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혁안 발표는 지난해 11∼12월 진행한 농식품부 특별감사와 올 1∼3월 정부합동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로, 1월부터 정부 주도로 운영된 ‘농협개혁추진단’에서 제안한 내용을 중심으로 마련됐다.
정부는 농협중앙회장 선출방식을 전면 손질하기로 했다. 전국 지역농협 조합장 1110명이 뽑는 현행 방식에서 조합원이 직접 참여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가 고려 중인 방안은 두가지다. 전체 조합원 204만명이 직접 투표해 선출하는 방식과 조합장 및 각 조합의 대의원, 이·감사, 경제사업 이용 조합원 중 일부로 선거인단을 구성해 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논의를 거쳐 이달 안에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다.
정책 선거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다. TV 토론회로 선거운동을 확대하는 등 농협중앙회가 비용을 부담하는 공영제 방식을 도입해 정책 경쟁 중심의 선거문화가 정착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농협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독립적인 감사기구인 ‘농협감사위원회(가칭)’를 신설한다. 위원회는 합의제 기구로, 농협중앙회에 소속되지 않는 별도 특수법인이다. 농협중앙회와 경제·금융 양대 지주회사뿐 아니라 자회사와 지역농협 등 범농협에 대한 감사 기능을 수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위원회는 농식품부가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위원장 1명과 각 기관이 추천한 위원 6명(농식품부·금융위원회 2명, 대한변호사협회·한국공인회계사회 2명, 농협중앙회 2명)으로 구성된다. 또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의 준법감시인에는 외부 전문가를 임명하도록 해 독립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에 국한돼 있는 농식품부의 지도·감독 권한을 양대 지주회사와 자회사 등으로 확대하고,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에 주의·경고 조치를 내릴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할 예정이다. 임직원 범죄에 대한 고발을 의무화하고 금품수수·횡령 등으로 인해 법원에서 유죄 선고(1심 포함)가 내려지면 직무를 정지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운영 투명성도 높인다. 인사추천위원회 외부 위원 비중을 높이고 정부 등 인사 추천 기관을 다양화한다. 후보자 공개 모집과 복수 후보자 심사 같은 인추위 중심의 운영절차를 마련해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적용 대상에 상임이사와 농협감사위원장을 추가하고, 무이자자금은 재무건전성을 고려해 계획하도록 하는 한편, 농식품부에 사전 보고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조합과 조합원이 참여하는 ‘농협발전 심의위원회’를 신설해 ‘농협발전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평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당과 협의해 개혁안 실행을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협개혁추진단’을 통해 ▲경제사업 활성화 ▲조합 경쟁력 강화 ▲조합 이사제도 개선 ▲회원조합 지원방식 ▲퇴직자 재취업 제한 등 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농협이 자체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농협개혁위원회도 10일 제4차 회의를 열어 ▲선거제도 개선 ▲인사 공정성 제고 ▲책임경영 강화 ▲내부통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자율적인 개혁안을 마련했다.
선거제도와 관련해선 불법선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중앙회장 선거에 선거비용 보전 제도를 도입하고, 정책토론회와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의무화해 정책 중심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직선거법’ 위반자에 대해선 조합원 제명, 기탁금 몰수 등 제재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두고는 농협중앙회의 연합회적 성격을 고려한 조합장 직선제, 선거 과열 방지와 효율성을 강조하는 이사회 호선제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3월말 추가 회의를 통해 개혁 방향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선거제 개편은 법 개정과 맞물린 사안이어서 11일 농협개혁 구상을 밝힌 당정이 위원회의 개혁안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