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서효상 기자 입력 : 2026-07-29 18:42 수정 : 2026-07-30 07:00]
고랭지 무·배추 산지가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올여름 공급량 증가에 소비 침체가 덮치며 값 약세가 장기화하면서다. 특히 올해는 소비지 가격안정 공급을 목적으로 정부·민간이 너도나도 봄작형 저장량을 늘린 탓에 값 회복 전망 또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기후위기가 가속화하면서 고랭지채소 생산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고랭지채소산업의 문제점을 짚고 해법을 모색한다.
“이게 지금 작업 끝난 밭이에요. 남은 건 다 버리는 거고···.”
27일 오전 11시. 강원 평창군 진부면에서 만난 농민 A씨가 한탄하듯 말했다. A씨는 4959㎡(1500평) 밭에서 나온 무 가운데 30%는 출하하지 못하고 버렸다. 하루에도 뙤약볕과 소나기가 번갈아 나타나는 올여름 이상기상과 극한의 소비 침체로 고랭지채소 산지가 신음하고 있다. 29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무는 20㎏들이 상품 한 상자당 91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평균(1만3125원)과 견줘 30.7%, 평년 7월(1만4396원)보다 36.8% 낮다.
A씨는 “농지 임차료에다 약제비·인건비·포장비 등을 모두 합치면 20㎏들이 한 상자당 거래가격은 1만4400원은 돼야 한다”면서 “요즘 시세로는 수확할수록 손해 보는 셈”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렇다고 수확을 무작정 포기할 수도 없다는 게 그의 얘기다. 최근처럼 반짝 소나기가 내렸다가 금방 땡볕이 이어지면 밭에서 무가 썩어버려 아예 밭 전체를 망칠 수 있어서다.
A씨는 “제때 수확했으면 작업 후 버리는 양이 전체의 5∼10%였을 텐데, 시세가 너무 낮아 수확을 최대한 미루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라며 “여름무는 수확 시기를 조절해봐야 5일 안쪽으로,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렇게 반복되면 오히려 무 생육이 빨라져 생산량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날 오후 3시가 되자 땡볕이 걷히며 하늘에 먹구름이 깔리더니 천둥이 치고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이렇게 이쁘게 컸는데도 팔 데가 없다니까요. 정말 한숨만 나옵니다.”
진부면의 또 다른 밭에서 무농사를 짓는 유용식씨는 “파종을 5∼10일씩 간격을 두고 했음에도 최근 날씨 탓에 생육이 촉진돼 수확기가 한꺼번에 몰렸다”며 “이렇게 비가 오고 나면 무름병 등 병해충 발생이 늘어 방제작업을 또 해야 한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선 사겠다는 사람이 적어 시세가 안 나오는데, 산지에선 생산비만 계속 오르는 야속한 상황”이라고 발을 굴렀다.
산지에선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고랭지채소 생산기반 붕괴는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진부농협 관계자는 “올해 고랭지무 밭떼기가 평년의 10%밖에 이뤄지지 않았다”며 “농민이 파종했지만 밭떼기가 성사되지 않아 무청이 무성하도록 방치된 밭도 많다”고 밝혔다.
강릉농협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봄무 저장량이 많아 8월까지도 시장에 호남·제주권 무가 출하될 판”이라며 “여름무 산지로선 생산비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정부·민간에서 소비지 가격안정을 이유로 봄작형 저장을 과도하게 확대하면서 시세 하락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한 진부농협 조합장은 “전국의 배추·무 작기가 엄연히 나뉘어 있는데 봄작형 저장량을 과도하게 늘린 것은 고랭지채소 말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고랭지채소 생산기반 안정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서효상 기자 hsseo@nongmin.com
[https://www.nongmin.com/article/20260729500680]
[농민신문 서효상 기자 입력 : 2026-07-29 18:42 수정 : 2026-07-30 07:00]
고랭지 무·배추 산지가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올여름 공급량 증가에 소비 침체가 덮치며 값 약세가 장기화하면서다. 특히 올해는 소비지 가격안정 공급을 목적으로 정부·민간이 너도나도 봄작형 저장량을 늘린 탓에 값 회복 전망 또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기후위기가 가속화하면서 고랭지채소 생산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고랭지채소산업의 문제점을 짚고 해법을 모색한다.
“이게 지금 작업 끝난 밭이에요. 남은 건 다 버리는 거고···.”
27일 오전 11시. 강원 평창군 진부면에서 만난 농민 A씨가 한탄하듯 말했다. A씨는 4959㎡(1500평) 밭에서 나온 무 가운데 30%는 출하하지 못하고 버렸다. 하루에도 뙤약볕과 소나기가 번갈아 나타나는 올여름 이상기상과 극한의 소비 침체로 고랭지채소 산지가 신음하고 있다. 29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무는 20㎏들이 상품 한 상자당 91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평균(1만3125원)과 견줘 30.7%, 평년 7월(1만4396원)보다 36.8% 낮다.
A씨는 “농지 임차료에다 약제비·인건비·포장비 등을 모두 합치면 20㎏들이 한 상자당 거래가격은 1만4400원은 돼야 한다”면서 “요즘 시세로는 수확할수록 손해 보는 셈”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렇다고 수확을 무작정 포기할 수도 없다는 게 그의 얘기다. 최근처럼 반짝 소나기가 내렸다가 금방 땡볕이 이어지면 밭에서 무가 썩어버려 아예 밭 전체를 망칠 수 있어서다.
A씨는 “제때 수확했으면 작업 후 버리는 양이 전체의 5∼10%였을 텐데, 시세가 너무 낮아 수확을 최대한 미루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라며 “여름무는 수확 시기를 조절해봐야 5일 안쪽으로,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렇게 반복되면 오히려 무 생육이 빨라져 생산량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날 오후 3시가 되자 땡볕이 걷히며 하늘에 먹구름이 깔리더니 천둥이 치고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이렇게 이쁘게 컸는데도 팔 데가 없다니까요. 정말 한숨만 나옵니다.”
진부면의 또 다른 밭에서 무농사를 짓는 유용식씨는 “파종을 5∼10일씩 간격을 두고 했음에도 최근 날씨 탓에 생육이 촉진돼 수확기가 한꺼번에 몰렸다”며 “이렇게 비가 오고 나면 무름병 등 병해충 발생이 늘어 방제작업을 또 해야 한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선 사겠다는 사람이 적어 시세가 안 나오는데, 산지에선 생산비만 계속 오르는 야속한 상황”이라고 발을 굴렀다.
산지에선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고랭지채소 생산기반 붕괴는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진부농협 관계자는 “올해 고랭지무 밭떼기가 평년의 10%밖에 이뤄지지 않았다”며 “농민이 파종했지만 밭떼기가 성사되지 않아 무청이 무성하도록 방치된 밭도 많다”고 밝혔다.
강릉농협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봄무 저장량이 많아 8월까지도 시장에 호남·제주권 무가 출하될 판”이라며 “여름무 산지로선 생산비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정부·민간에서 소비지 가격안정을 이유로 봄작형 저장을 과도하게 확대하면서 시세 하락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한 진부농협 조합장은 “전국의 배추·무 작기가 엄연히 나뉘어 있는데 봄작형 저장량을 과도하게 늘린 것은 고랭지채소 말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고랭지채소 생산기반 안정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서효상 기자 hsse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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